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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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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 - 즈어질의 감상 김초엽 작가의 작품을 끝까지 읽은 건 처음이다. 예전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실린 단편을 두개 읽고 몸이 아파서 안 읽고 반납해버린 거 말고 따로 읽은 적은 없다. '지구 끝의 온실' 초반부를 읽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종종 있었는데, 그래도 후반부에 몰아치는 작가님이니 좀만 버티자... 싶었고, 예상대로 뒷부분의 결실은 값졌다. '지구 끝의 온실'을 보기 위해 나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조금 보게 된 것이 아닐까. 다른 독자들과 공유할만한 양질의 감상은 다른 분들께서 충분히 올려주셨을 테니, 나는 좀 더 직접적이고 천박한 언어로 내 교양수준에 걸맞는 감상을 올려보려한다. 이하 스포주의 밍나, 여기 백합이 훌륭합니다---!!! 님들 행성 스케일의 사랑 이야기를 보십시오..
[영화 리뷰] 헤어질 결심 친구들과 같이 '버닝'과 '화양연화'를 본 후, 보자고 한 영화가 노잼이라 미안하다며 서로 사과쇼를 한 이후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1000만 목표 클리셰 한국영화가 아닌 이상 영화는 혼자 보러다니고 있다. 헤어질 결심도 그래서 혼자 보러 갔다왔다. 박찬욱 감독 영화는 처음인데, 칸에서 상탔다는 얘기 듣는 순간 일행을 데려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음. 근데 박찬욱 감독의 인터뷰 그대로 대중오락영화를 보는 시각으로 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라서 굳이 혼자 볼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영화관을 찾아가면서 혼자 가서 다행이라고 느꼈다. 용산 롯데시네마에서 봤고, 버스 배차간격때문에 신용산역에서 걸어갔는데... 길이 좀... 배차 간격 때문에 걸어갔는데, 늦더라도 버스를 타야했나 싶었다. 상영관은 좌석도 넓찍하..
인생이 거지 같은 사건들로 채워진 이유 『인생이 거지 같은 사건들로 채워진 이유』는 우울증과 이를 겪는 평범한 회사원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연오는 성격의 문제가 있는 상사 밑에서 극심한 고통을 받으며 회사생활을 한다. 늘 차가웠던 엄마와의 관계, 친구한테도 털어 놓을 수 없는 이야기들, 극심한 스트레스. 우울증 치료를 위해 상담을 받고 도자기도 배우고 독서클럽에도 나가게 된다. 바닥으로 치닫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연오의 마음들, 또 가족과 친구, 상담사, 북클럽 멤버들과의 관계들이 일상적이고 진솔하기에 보는 이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책 소개는 늘 그렇듯이 서점에서 퍼옴. 친구랑 소품샵에 놀러갔을 때 처음 읽게된 책이다. 친구가 반지 사는 동안 할 일 없어서 가게 책장에 비치된 책을 읽었다. 제목이 강렬해서 ..
[영화 리뷰] 렛 미 인 미국판 렛미인을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 스웨덴판 렛미인을 보게 됐습니다. 두 영화의 관계에 대해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스웨덴에서 출간된 'Let the Right One in'이란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2008년에 같은 제목으로 영화가 개봉됩니다. 그걸 한국에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렛미인'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고요. 그리고 2010년에 스웨덴 영화 'Let the Right One in'을 리메이크하여 미국에서 'Let Me in'이라는 제목으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것도 우리나라에 렛미인이라는 제목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두 영화의 제목은 같습니다. 스웨덴판 렛미인은 영상미나 감성이 좀 더 잘 살아있다는 평을 받고 미국판은 스토리가 조금 더 볼만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미국판을 보려고 했..
[영화 리뷰] 배트맨 비긴즈 & 다크 나이트 1. 배트맨 비긴즈 배트맨이 왜 배트맨이 되었는지 다루는 영화입니다. 배트맨 탄생설화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요약하자면 초반부는 끔찍했고 후반부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처음에 떡밥 깔고 복선 깔고 배경 알려주고 그러는 부분이 정말 재미가 없어서.. 사실상 05년도에 크리스찬 베일이 얼마나 잘생겼는지 감상하는 거 외엔 어떤 즐거움도 주지 않더군요. 근데 그 지루했던 부분이 후반부 가서 기폭제가 되어 큰 감동과 만족감을 줍니다. 사실 명작이라고 불리는 걸 보다보면 제가 옛날에 봤던 게 저 명작에서 갈라져나왔구나 느낄 때가 많습니다.. 배트맨 비긴즈도 그랫어요. 초반부는 솔직히 너무 지루했지만 소득도 많은 영화였습니다. +) 사회를 단지 영웅 혼자서 바꿀 수 있을까요. 전 거기에 좀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그래..
[영화 리뷰] 덩케르크 전쟁영화 안 좋아해서 안 보러가려고 했다가 지인들이랑 영화 이야기 하고 싶은 욕심에 보고 왔습니다. 사실 아직까지도 보러 간 게 잘한 건지 못한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보기 힘든 영화입니다. 영화보다가 미쳐버릴 거 같았어요. 영화를 보는 내내 허트 로커라는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사람을 몰아붙여가며 전쟁에서 가장 잔인한 면만 골라 보여주는 게 비슷했거든요. 저는 이 영화를 굳이 아이맥스나 그에 준하는 좋은 상영관에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장감을 느끼는게 꼭 좋은 경험일지는 모르겠거든요. 영화 시작하기 전에 먹은 크레페가 영화를 보고 나온 후 한참이 지나도록 소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직관적이었고 영화인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착실히 구현해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지루하지 않게..
쇼코의 미소 장편 소설인줄 알고 생각없이 집어왔는데 단편이었다. 문장을 따라가다보면 가만히 앉아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지가 나오는 단편 (제목이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다.)부터는 감상이 조금 다른데 이전까지는 남한테 할 수 있는 이야기 같았다면 그 후부터는 이야기가 좀 더 솔직해졌다고 해야되나. 때문에 이야기가 좀 더 와닿게 된 거 같다. 인물의 감정이 낱낱이 풀어헤쳐지는데 그게 분석적이라기보단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느낌이었다.
환상통 아이돌 팬이 팬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소설입니다. 묘사가 가감없이 솔직한데다 자세하기까지 해서 나신이 된 채로 방안에 서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대부분 공감이 많이 됐지만 아이돌 팬 활동을 한 저조차도 기겁할만한 묘사가 있기도 합니다. 음, 그러려니하고 넘어갔습니다. 문학은 항상 타인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어왔는데 세대가 비슷한 화자가 하는 이야기는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제 이야기가 되네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많은 소년 소녀들의 첫사랑이 같은 반 급우나 주위 사람이 아닌 TV 너머의 스타가 되고있는만큼 더 이야기해야 될 소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사연애덕질 말고도 육아덕질이나 대리만족 덕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