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최강준 씨는 초능력 없이 괴수를 사냥하다 초능력이 없는 현실에 한계를 느끼고 일을 때려치우게 된다.
그는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하기 위해 초능력자를 관리해주는 매니지먼트 업계에 도전하게 되며,
'사상 최강의 매니저'는 그 과정에서 생기는 일을 그리고 있다.
사람이 중요한 매니지먼트 업계 특성상 최강준 씨의 회사생활은 동료를 얻기 위한 끝없는 노력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괴수도 나오고 초능력자도 나오지만 작품의 핵심은 전투씬보단 최강준 씨가 사회생활 도중 부당한 일을 겪고,
그 나름의 방식으로 이겨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최강준씨가 헌터 인생 때려치운 거 치고는 또 주기적으로 열심히 싸우는 건 사실이라서.
헌터물이랑 기업물을 반반 섞었다고 보면 된다.
읽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감상이 많이 달라질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에겐 쉽게 술술 넘어가는 사이다 장면이 다른 사람에겐 원 패턴 폭로극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일부 독자에겐 매력적일 하렘 구도가 다른 계층의 독자에겐 매우 인위적으로 보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개인적으로는 장르소설의 인기 요소를 기본으로 하여 작가 취향의 오타쿠적 요소를 잔뜩 가미한 작품으로 요약하고 싶다.
초독할 때는 여성 캐릭터랑 주인공이랑 노닥거리는 거 별로였는데,
웃기게도 다시 읽었을 때는 그 어떤 장면보다 여캐들이랑 노닥거리는 상황이 제일 재밌었던 희한한 작품이다.
유머 씬은 전혀 웃기지 않다.... 하지만 항마력 필터를 장착하고 오타쿠의 눈으로 보면 귀여우니 괜찮다.
아, 오타가 좀 있다. 연재분이라면 몰라도 Epub으로 묶어 파는 건 좀 검수해야 되는 거 아닌가 ㅠㅠ
1.
작품 내 거의 모든 문제 해결 방식이 투 패턴임.
1. 내가 손해를 본다 -> 그 과정에서 가해자가 잘못한 부분을 찾아냄 -> 증거 녹취를 하고 폭로를 하겠다고 협박하여 대가를 얻어냄 (실패 시 폭로를 통한 복수)
2. 내가 손해를 본다 -> 가해자가 잘못한 증거는 찾지 못했으나 찾은 것처럼 거짓말하고 협박 -> 폭로를 하겠다고 협박하여 대가를 얻어냄
처음 볼 때는 해결 방식이 허무맹랑하여 어이가 없었는데,
두 번 보니까 단순한 해결 방식 덕분에 별생각 없이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담인데 최강준의 해결 방식은 현실에서는 딱 내가 고생하기 좋은 방식이다.
현실에서는 폭로가 다가 아니라 폭로가 고난길의 시작이지요.
그리고 사람들은 생각보다 꼼꼼해서 사실관계 확인은 엄청 열심히들 한다.
판타지 세계관보다 최강준의 일차원적인 문제 해결 방식이 먹히는 것이 더 판타지처럼 느껴졌다.
2.
아군을 얻기 위해 분투한 결과, 최강준은 훌륭한 동료를 얻게 된다. 근데 거의 다 여자임.
한마디로 하렘물이다.
그중 주인공인 최강준한테 좋아한다고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여성은 세 명(마리아, 설영, 서아란)이며
세 명 전부 아직 별 사이도 아닌 최강준에게 자기 인생을 전부 베팅해버리는 아주 헌신적인 애정을 보여준다.
인간적인 호감을 가지고 조력자 역할을 하는 여캐들도 많음.
분명히 대한민국은 통계에 따르면 남성 인구가 더 많은데 최강준의 주변엔 여자밖에 없다.
여캐 떼거지로 나오는 거 좋아해서 나는 만족스러웠는데 남들이 만족스러울지는 모르겠다.
여성 등장인물은 독자가 귀여움을 느끼고 덕질하라고 만든 캐릭터에 가깝다.
눈에 띄는 외양적인 특색이 강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인간상이 단순화된 전형적인 서브컬처계 캐릭터임.
덕후 냄새를 최대한 뺐지만 어쨌든 덕후들이 좋아할 법한 캐릭터.
나이는 30대 후반이지만 얼굴은 20대 초반인 미인 설영, 쿨데레 미인 서아란, 내성적인 미인 최지나, 털털한 소꿉친구 마리아 등등.
덕분에 그 캐릭터들이 서로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주인공과 함께하는 일상도 오타쿠 냄새 풀풀 남.
근디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거 좋아해서....
여담인데 러브라인에서 배제된 캐릭터들은 상당히 특이하다.
속은 40 먹은 아저씨지만 외관은 세계 제일 미소녀인 이즈니타스랑 성장이 멈춘 중성 지원 어린이...
덕후도 당황스러운 씹덕 캐릭터들이 많이 나왔다.
>>>아래는 스포일러<<<
3.
주인공이 너무 개새끼다.
초반만 하더라도 나는 해피하게 설영과 최강준의 커플링을 지지하며 봤으나
작품이 중반을 넘어갈 무렵부터 속으로 최강준을 욕하면서 볼 수밖에 없었다.
하렘물 주인공들은 멍청할 정도로 둔감할 수밖에 없다.
왜냐, 주변 여자들이 좋다고 저렇게 간 쓸개 다 빼주는 걸 알면서도 방치하면 진짜 개새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정상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잘 굴러가는 최강준은 나이를 처먹을 대로 처먹고도 저 짓거리를 한다... 망할 놈....
그리고 여러 여편네 갖고 논 것에 대한 벌을 받게 된 건지
최강준은 최강준 복제본과 기억을 잃고 어려진 최강준 본체 둘로 나뉘어 여생을 살게 된다.
엔딩이야 작가의 선택이니 존중하고 개연성 측면에서도 납득할만한 결말이나
(결말이 먼저인지 떡밥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독자 입장에선 '굳이'라는 느낌이 드는 엔딩이다.
어려진 최강준 말고 복제 최강준 하나만 남았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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