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본 소설들이 안전하게 완결까지 가길 바라며 쓰는 기우제 같은 리뷰임.
굳이 내가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는 글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쓰는 김에 다 써봄.
인용글은 내용 요약하기 귀찮아서 작가가 쓴 소개문을 복붙 했다...
1. NPC의 플레이어 육성 방송 (2020/9/20 기준 작가 개인 사정으로 연재 중단)
지금껏 누구도 엔딩을 보지 못한 싱글 RPG '게이트위딘,' 이 게임의 NPC인 나는 플레이어를 도와 엔딩을 봐야만 한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어는 스트리머였다. 그것도 게임을 더럽게 못하는.
예전에 전독시 리뷰할 때 성좌물 보기 전에 인방물이라는 충격적인 장르를 접해서 항마력이 딸리지 않았다고 언급했는데, 거기서 언급한 인방물이 바로 이 작품이다.
잠깐(?) 백수 노릇 할 적에 트위치 인방도 좀 봤었는데, 취향에 맞지 않아서 몇 번 보다 만 경험이 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를 정도로 인방 채팅창이 리얼하다. 작가님 트위치 많이 보시는 듯.
요즘 10대, 20대 오타쿠 성향 남성들은 인방 많이 보니까 특별한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스트리머 캐릭터의 조형 또한 소름 끼칠 정도로 여성 게임 스트리머의 평균적인 모습과 닮아있었다.
이건 굉장한 일이라 생각한다.
근래 본 웹소설에서 이렇게 여캐를 살아있는 듯한 느낌으로 조형한 건 처음 봤다.
(부정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의외로 실제로 있을법한 스타일이고,
실제 성격이 그렇지 않더라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따라 해 볼 법한 행동과 말투를 보여준다.
귀여움으로 인기를 끄는 트위치 여성 게임 스트리머 방송을 잘 챙겨보는 사람이라면 지나랑도 좋아할 것이다.
근데 나는 아니다...
지나랑 때문에 하차를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나랑을 즐겁게 볼 거면 트위치도 지금까지 봤겠지.
근데 지나랑보다 채팅창의 교수님(남자 주인공, NPC) 찬양이 더 보기 힘들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감수하고서라도 볼만큼 전개가 잘 짜여있다.
모범적으로 잘 먹힐 법한 전개를 쓰는데, 회귀자 NPC라는 남성 주인공의 설정이 독특해서 뻔한 전개도 새롭게 다가온다.
지나랑의 캐릭터가 취향이 아니라 했지만,
지나랑은 이미 여러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검증된, 매력을 뽐내는 동시에 재미있는 서사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캐릭터다.
사고뭉치 여주인공 덕분에 이야기에 유머가 들어가고 훨씬 재밌어졌다.
(지나랑을 '히로인'이라고 쓰지 않는 이유도 그 까닭에서다. 히로인 역할도 하지만 단순 조력자&여자 친구 역할이 아님. 사실상 지나랑은 이 작품은 두 주인공 중 하나라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유료 연재를 하게 된다면 결말이 궁금해서라도 끝까지 볼 거 같음.
이북리더기 때문에 완결 나면 최대한 타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지만.
작가님께서 건강하게 글 연재하시다 조만간 유료 연재 시작하시고 치킨 사드시길 바랍니다.. 완결 보고 싶어요.
2. 구룡 사이버펑크 96 (2020/9/20 기준 무료 연재 중)
에코파시즘 안드로이드, 네오 젠더플루이드, 백신 음모론자, 오크 갱단, 요정 마피아, 그 외 기타 등등. 온갖 것들이 모인 공중도시 구룡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사이버펑크풍 판타지.
*이 리뷰는 리메이크 전 기준으로 쓰였고, 리메이크 후 내용이 달라짐.
재밌는데 주변에 추천을 못하겠다.
아니 지나가는 빌런으로 '염라수 레후'라는 사람이 나와서 참피가 쓰는 말을 쓰는데
도대체 이걸 어떻게 주변 지인에게 추천한다는 말인가?
고등학생 때부터 친해서 집에 숟가락 개수 몇 갠지 다 아는 친구라도 이건 추천 못한다.
우파 성향의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를 눈살 찌푸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비위가 없다면 읽지 마십시오.
재밌는 게 취향에 맞아서 재밌는지 아니면 글 자체가 원래 재밌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용으로 만든 사이버펑크 공중 섬 구룡에서 가스 마스크 쓴 엘프가 삼류 악당들 칼로 썰고 다니는 거 너무 취향임.
사이버펑크 풍 배경에 릭 앤 모티 한 스푼하고 레옹 한 스푼 섞은 듯한 작품이다.
여담인데 덧붙임 작가는 아름다운 표지로 유명한 '호밀밭의 성배기사'란 작품을 유료 연재 중이다.
유료 연재 중인 작품이 있어 사이버네틱 구룡 96은 비정기 연재 중이다. 끝까지 써주실지 모르겠다ㅜ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주변에 추천을 해서 한 사람이라도 더 작품을 알게 하는 방법밖엔 없는데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서 차마....
3. 아포칼립스 속 성기사 (9/20 기준 유료연재 중)
종말을 앞둔 세계, 엘가르드를 구원한 성기사. 십여 년만에 그리운 고향, 지구로 귀환했다. 그런데 그날 밤. 평화롭던 지구에 종말이 찾아왔다.
글에서 익숙한 느낌이 난다. 이거 여기저기서 많이 본 듯한 내용인데?
클리셰라도 재밌다. 잘 썼다. 호불호 갈릴 요소도 별로 없는 편.
연재도 성실히 잘 되고 있고, 인기도 좋아서 내가 기우제를 지내지 않아도 잘 완결 날 거 같은 작품이다.
주인공 유성현이 이세계를 다녀온 현대인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성기사 같다.
엘가르드 사람들도 저리 신실하지는 못할 것.
글 전개를 빠르게 하기 위한 장치로써 주인공을 저리 설정한 건 좋다 생각한다.
하지만 재밌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었는데... 같은 지극히 개인적 아쉬움 또한 남아있다.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다는 것은 등장인물의 선택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걸 의미한다.
성격 또한 예상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데, 이게 좋을 사람도 싫은 사람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나중에 튜토리얼이랑 상점 나오는 아포칼립스물 보고 싶으면 이거 결제해서 볼 것 같다.
4. 환생이 빙의를 숨김 (9/20 기준 유료 연재 중)
[학원물] [환생] [빙의] [차원이동] [레이드]
환생자 소천마는 '소설 빙의물'에 빙의했다.
설정이 조금 복잡한데,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 비슷한 곳에서 살던 주인공 '유천하'가 죽고 무협지 세계관에서 다시 환생해서 소천마의 인생을 살다가 또 한 번 적의 습격을 맞아서 죽음.
그러다 또 환생을 하는데, 이번에는 현실세계에서 보던 소설 속 세계관에서 다시 환생한 거임. 즉 빙의죠.
그 소설 속 세계관에서 유천하가 초능력자들이 있는 아카데미에 들어가서 소천마 경력을 살려 열심히 활약한다는 내용.
덕분에 헌터물에 무협이 섞였고, 라이트노벨식 하렘이 한 번 더 섞였다.
괴수가 'Trrrkkk...!!'나' TrrRRRAAA!!!'라고 울부짖을 무렵 진지하게 그만 보는 걸 고민했으나,
계속 그렇게 울부짖지는 않기 때문에 괜찮았다. 살다 살다 '크르르르...'나 '캬아아아!!'가 그리워지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아리엘같은 인싸가 옛날 피쳐폰에나 실려 있을 법한 이모티콘을 쓴다는 사실은 납득이 가지 않았지만
이하린은 실제로 주위에서 목격될만한 (속내는 어떨지 모르지만 겉보기엔) 순한 내향적 성격을 가진 어린 여자애이며
이하린과 유천하의 관계도 의외로 주변에서 아주 낮은 빈도로 목격되곤 한다.
하렘 학원물에서 나올 법한 캐릭터들이 출몰하는 이 소설에서
이하린과 유천하의 관계가 굉장히 꼼꼼하게 빌드업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전형적인 보이 미트 걸 클리셰를 따르는데 남캐가 괴벽이 없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웠고
유천하랑 이하린이 백년해로 하는 걸 보기 위해 나는 완결 나면 꼭 결제해서 볼 생각이다.
(일일 연재 따라가기엔 플랫폼 문제도 있고, 몰아서 보기에 더 나은 작품이기도 하고.)
5. 우주천마 3077 (9/20 기준 유료 연재 중)
오랜 세월이 흘러 태산에 봉인된 천마가 눈을 떴을 때, 이미 인류는 방사능에 절여진 지구를 떠나 은하를 누비고 있었다.
잠들어있던 과거의 천마 이목진이 SF 무협 세계관에서 눈을 뜨고,
강한 빌런들에게 힘을 과시하며 '내공 드라이브' 없이 내공을 쓰는 것이 좋다며 설파하러 다니는 이야기다.
SF 무협이 생각보다 재밌다... 둘 중에 하나만 좋아해도 재미있게 볼 것. 설정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초반에 조금 보다 말았는데, 하도 인기가 많아서 한 번 더 봤다.
최소한 천마출도편까지는 보고 계속 볼지 말지 결정하길 권하는 바이다.
유료분에서 작품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무료분에서 본 인상이 좋아서
분량 쌓이면 20화씩 슬슬 결제해가며 볼 것 같음.
6. 앞점멸 소녀 (9/20 기준 두달째 작가님이 돌아오시지 않음...)
모험을 꿈꾸는 수녀 론멕, 대마법사를 주운 후 그녀의 일상은 송두리째 뒤바뀌고 마는데...
#정통 판타지 #모험물 #성장물 #구르는 주인공
열심히 주위에 영업하고 다녔다. 문피아 본인인증은 싫어서 댓글은 안 달지만ㅋㅋㅋㅋㅋ
수녀 론멕이 우연히 목걸이를 줍는데, 알고 보니 그 목걸이에는 대마법사 엘프가 깃들어 있었고,
마법은 이단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엘프랑 론멕이랑 같이 도망치다가 론멕이 맛 가는 내용임.
성장물... 인지는 모르겠음. 주인공이 의도치 않은 불행을 자꾸 마주하며 맛이 가고 있음.
내용도 어두움. 나는 귀여운 수녀 론멕이 제멋대로의 엘프를 만나 하하호호 여행할 줄 알았는데
주인공의 멘탈이 점점... 아....ㅜㅜ
분명히 잘 썼는데, 판타지에서 메이저는 아닌 여자 주인공, 언뜻 흐르는 피폐한 향기,
상태창 없음, 회귀 빙의 환생 없음 등등의 사유로 인해 많이 안보는 듯하다.
근데 피폐한 향기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이만한 게 또 없습니다. 앞점멸 보라구 앞점멸.
7. 불사의 메카 파일럿 (9/20 기준 유료 연재 중)
이 세계에서 나 혼자 적임률 100%란다 [마법사, 기갑, 짬뽕 판타지]
사이버네틱 구룡 96이랑 불사의 메카 파일럿 중 하나를 지인에게 영업해야 한다면
나는 왜 이런 밸런스 붕괴 vs 게임을 마주하게 되었나 고민하게 될 것이다.
사이버네틱 구룡 96을 친구에게 권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내가 그들이 가진 신념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반면 불사의 메카 파일럿은 '이건 진짜 좀....' 같은 느낌이다.
힐링 팩터를 갖고 태어난 것인지 몸이 불타도 절대 죽지 않는 이후정 씨가
거대 로봇에 타서 마법을 쏘며 세계를 멸망시키는 적을 때려잡는 내용이다.
에반게리온의 느낌이 이곳저곳에서 많이 난다. 주인공이랑 신지랑 캐릭터가 완전 대척점에 있지만...
싸우는 건 하이라이트에나 좀 나오고 대부분의 내용은 세계관을 설명하거나
이후정이 히로인들에게 성희롱성 발언과 행동을 하는 걸로 채워져 있다.
내가 구석에서 투덜대 봤자 이미 불사의 메카 파일럿은
이후정이 히로인의 팬티를 훔쳐서 암시장에서 판매를 시도하는 작품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리게 되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계관이 취향에 맞아서 그거 보는 맛에 계속 보고 있다.
8. 메이지 슬레이어 (9/20 기준 유료 연재 중)
어린 순례자야, 검을 집어라.
뭘 얘기해도 스포라 내용이 잘 요약이 안되는데
이후정 씨처럼 다쳐도 잘 회복되는 주인공이 마술사 살해의 신을 만나 모험과 배신을 통해 성장하는 내용이다.
웹소설의 미친 주인공만 보다가 약간 답답해도 선한 주인공을 보니 너무 힐링되는 것 같다.
소설 도입부가 지나치게 무겁고 피폐한 냄새가 나는데, 중간중간 유쾌한 조연들이 분위기를 잘 환기시켜준다.
생각 외로 술술 읽혀서 당황했다.
근래 읽은 웹소설 중에 제일 만족스러웠다. (단행본이 무사히 잘 나온다면) 완결 나자마자 달려가서 단행본 구매할 듯.
결말 망했다는 소리 들려도 초반부만 보고 사도 괜찮을 만큼 잘 쓴 소설이다.
저것들 말고도 '애완인간이 되었다'랑 '천마식당'의 무료 연재를 열심히 따라갔는데,
이 두 작품은 유료 연재는 따라가지 않기로 결정함.
'애완인간이 되었다'는 잘 쓴 작품인데, 종종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나와서 그만 보기로 했음.
크리쳐나 괴수에 대해 잡다하게 많이 알아야 재미있게 보기 좋은 작품 같다.
가끔 내용 전개나 묘사가 아예 상상이 안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때가 있음.
그리고 에포나가 점점 히로인이 되어가서 약간 정신이 혼미해지는 느낌이 들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떡밥은 궁금한데, 고민하다가 이리 결정함. 켄타로우스, 포메라니안, 정보 생명체 셋 다 좀 아닌 거 같음.
'천마식당'은 가볍게 보기 좋으며 작가님 또한 그 방향을 지향하는 작품임.
유머를 가미한 가벼운 판타지 일상물 느낌인데,
일상물은 세계구급 인기를 끈 작품도 잘 안 보는 취향이라 그만 보기로 함.
'웹소설(판타지)·라이트노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전을 보자 - 어스시의 마법사 (0) | 2020.09.22 |
---|---|
오래 전에 쓴 '종말에 뭐하세요?' 1부 리뷰 (0) | 2020.09.22 |
사상 최강의 매니저 - 결말이 먼저인가 떡밥이 먼저인가 (1) | 2020.06.06 |
킬 더 드래곤 - 취향인 작품을 만났을 때 (0) | 2020.05.26 |
전지적 독자 시점 - 웹소설 바닥의 뜨거운 감자 (0) | 2020.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