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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로맨스)

[로맨스 웹소설 리뷰] 앵화연담

 

오늘도 내용 요약은 출판사에서 쓴 소개 긁어옴. 내용 요약 밑으로는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가 있으니 참고하시길.

 


11세기 초 가상 고려.

왕녀 이화는 열여덟이 되던 해, 사랑하던 계모가 십 년 동안 저를 천천히 죽여 왔음을 알게 된다.

공주는 왕비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스승의 서신 하나 품고 의탁할 곳을 찾아 개경을 떠나고, 천신만고 끝에 서해도 해주, 안서도호부에 도착한다.

양사언, 스승의 말로는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라 했다.


“송구스러운 말씀이나 후일 궁주님께서 가련하게도 어찌 되시면 그건 궁주님을 어찌한 자들의 탓이지 여기서 열심히 살던 제 탓이 아닙니다.

이런 식의 감정적인 책임 전가는 불쾌합니다.”

눈물겨운 사정에도 무반응으로 일관, 거두기는 극구 거부.

몰락한 세도가의 장남, 아우만 줄줄이 여섯이 딸린 그에게 동정 따윈 없었다.

하여 돌아가 죽을 것인가?

“양사언. 난 죽어도 못 가요.”

이화는 다부지게 내뱉었다. 빌붙어 보겠노라고.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에서 모티프를 따온 소설.

글에 나오는 양사언의 여섯 동생이 하나같이 착하다. 이것이 진정한 판타지가 아닐까....

개인 취향에는 굉장히 잘 맞았던 소설. 여기가 극락이구나 싶었다.

이화는 오랜만에 보는 귀엽고 착한 여주인공이다. 내용 소개만 보면 세기의 민폐인간일 것 같은데 그쪽하고는 거리가 멂.

양사언씨는 선비남주 속성을 달고 갖은 점잔을 다 뺐으면서... 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권 내내 '제가 어떻게 감히 궁주님을...'이라는 속내를 숨기고 철벽만 쳐대던 양사언이

2권부터 이화한테 미쳐버리는 모습을 관전하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

사실 전 성별 불문하고 다 희생하고 포기하는 주인공 구경을 좋아하는데요, 포기못해!!! 갖겠어!!!가 꽤 건전하게 돌아가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즐겁습니다. 강력범죄없는 왜곡된 소유욕도 좋고요...그냥 다 좋아하는 듯.... 점심식사메뉴 뭘 먹든 다 괜찮은 점심시간의 나를 보는 것 같다.

정치 음모를 해결하는 것도 주요 줄거리인데... 독자 입장에선 너무 술술 잘 풀린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다.

세력이 그렇게 쉽게 와해되나 싶었는데.... 이건 로맨스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적 장치라고 후기에 나온다.

그래도 머리채 잡고 권력다툼하는 모습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아쉽기는 했다.

그렇다고 글이 쉬운 건 아니었다. 옛날 말이 많이 나와서 오랜만에 머리 쥐어뜯으며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