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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로맨스)

[웹소설/로맨스판타지] 오크 공작과 성기사


쌍둥이 형제를 대신해 마물이 날뛰는 북부에 파견된 성기사 질리언 에덴. 그녀는 대륙 전역에 악명 높은 무트 빌헬미나 킨 공작과 만나게 된다.
그의 검은 피부와 거대한 몸에 놀란 것도 잠시, 오래지 않아 질리언은 소문과는 딴판인 공작령의 실상을 깨닫는다.
그 후, 공작의 권유에 따라 마물 토벌에 참여한 질리언은 숲의 저주에 갇혀 그와 단둘이 조난을 당하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되는데…….


 

책 소개문은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소개문을 일부 수정하여 가져왔다.

 

처음에는 기대 많이 했다. 시대와 유행에 타협하지 않은 우직한 세계관,

그리고 디카프리오 리즈시절 뺨치는 남주들이 판치는 이 험난한 로판 세계에서 오크(추정) 남주를 내세운 이 신념, 얼마나 멋집니까?

처음에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세계관 설정이 굉장히 꼼꼼하고 세세하게 묘사돼서 감탄하며 읽었음.

갈등구조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설정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서 심심하다기보다는 디톡스하는 기분마저 나더군요.

설정이 완벽한 건 아니었음. 아무리 마도력 기반 세계관이라도 기차가 다니는데 대포를 왜 안 쓰는지는 의문이 들었지만...

근데 원래 냉병기가 더 낭만적이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나의 이런 합리화는 딱 1권까지만 가능했다는 것.

 

이 이야기는 대충 (내 기준) 단행본 반권 분량의 본편과 2.5권 분량의 실질적인 외전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그 2.5권 분량의 외전은 주구장창 일상물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데, 좀 무리수가 심했다. 

난 성기사과 오크 공작의 가슴뛰는 모험담이 보고 싶었는데, 모험담은 대충 마무리가 되고 갑자기 황녀님이랑 성기사 혈육이 나옴.

거기까지는 이해를 했음. 뭐, 등장인물은 많을 수록 좋지. 근데 넷이서 혼숙하면서 애정행각을 함.

그렇잖아도 1권의 '섬을 나갈 배는 끊겼는데 방은 하나밖에 안 남아있네' 감성의 연애담을 즐긴 건 아니었는데,

'MT가서 때와 장소를 분간하지 못하고 애정행각을 하다가 뒤에서 욕 먹는 커플' 감성의 연애담은... 진짜 아니었다.

스릴과 설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고 넣은 것인가? K-유교걸은 스릴과 설렘은 커녕 불쾌함과 당황스러움만 느끼고 만 것이었습니다.

 

여담인데 난 처음에 오크(추정) 남주를 내세운 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음.

근데 이목구비는 멀쩡하고, 점잖은 인격자지만 어쨌든 끊임없이 본인이 오크의 피를 진하게 잇고있다는 걸 상기시키는 오크(추정)와의 로맨스는

어디서 즐거움을 찾아야할지 모를 난감한 경험이었다.

사실 내용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 잘생긴 요망FOX 남주가 나왔더라도 남주가 뻔해서 재미없었다고 구시렁댔을 것.

결국 저는 오크 공작과 성기사가 진짜 신나게 토벌하러 가는 이야기를 기대했다가 그 내용을 반권밖에 못 봐서 슬펐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