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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로맨스)

[웹소설/로맨스판타지] 원작은 완결난 지 한참 됐습니다만

책 소개문은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소개문을 일부 수정하여 가져왔다.

 


모종의 계기로 자신이 누구인지 떠올려 낸 ‘원작’의 악역 엘레나 테일러.

주인공들의 사랑이 이뤄지게 내버려 두고, 고리타분한 공작가에서 뛰쳐 나온다.

전생의 기억을 활용해 차린 <연애 상담소>도 자리를 잡고, 이제 인생을 즐길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으나…….

 

“내 아들이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원작 서브 남주의 어머니가 거액의 보수를 걸고 의뢰하질 않나,

“우리 자기가 요새 소홀해요!”

울면서 상담하러 오는 원작 여주까지.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서브 남주의 상태가 영 이상하다?


 

악역영애물 클리셰와 로맨스 코미디 영화의 클리셰를 반 정도 섞어서 나온 듯한 소설이다.

 

작년에 (표지 삽화 기준) 애쉬브라운 머리칼을 가진 쑥맥과 시원한 미녀 조합에 혹해 처음 읽었었다.

당시의 나는 지나치게 달달한 나머지, 충치행 특급열차를 탄 듯한 기분을 주는 이 소설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원작의 서브남주이자 이 이야기의 남자주인공인 고드윈 공작은 언뜻 보기엔 현실성 있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판타지 그 자체인 캐릭터인데,

그 미묘한 줄타기에서 탄생한 캐릭터성이 좋았고, 이 소설이 끝까지 뚝심있게 '로맨스 코미디'라는 장르의 색채를 지키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뒷부분이 조금 늘어진다고 느끼긴 했지만, 장점이 너무 마음에 들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도 괜찮다고 느껴졌을 정도.

 

그러다가 며칠 전에 기분이 좀 안 좋아서 기분전환 겸 다시 읽게 된 거다.

 

작품 소개에도 나와있지만, 이 이야기는 현대인의 기억을 가진 여자주인공 엘레나가 답답한 집안에서 뛰쳐나와 연애 상담사 일을 하면서 시작된다. 

연애 상담 일이 잘되다보니 명망있는 공작님의 연애 상담도 맡게 되는데,

그는 알고 보니 근육 트레이닝에 미쳐버린 모태솔로이자, 원작 서브남주였던 고드윈 공작이었던 것이다.

이 둘은 처음에는 견해 차이로 인해 자주 다투지만, 오해를 풀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점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원작은 완결난 지 한참 됐습니다만'은 100화가 되지 않는 짧은 이야기이고, 진도도 조금 빠른 편이다.

이야기 초반부에는 고드윈 공작님께서 모쏠이라😇 쉽게 사랑에 빠지지만....

나중 가면 이미 한참 떨어져버린 남주의 가오를 더 떨어뜨릴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감정선의 엑셀을 밟아버린 느낌이 더 크다.

 

고드윈 공작님께서는 사랑의 진도도 빨랐지만, 엘레나의 연애 수업을 배우는 속도도 빨랐다.

엘레나 입장에선 좋았을지 모르나 독자인 내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공작님께선 처음에 (무려 남녀공학 아카데미 졸업 설정에도 불구하고) 남중-남고-군대-공대 테크를 탄 듯한 모습을 보이며 독자에게 빅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나 엘레나의 수업이 끝나자 모쏠의 흔적은 찾아볼 수도 없고, 그래서 더이상 개그캐가 아니게 된다...

제가 작년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올해는 활자로 하는 연애를 구경하기보단 그냥 웃고 싶었거든요...

데이트는 그만두고 어서 다시 근육트레이닝을 하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이다.

 

그렇게 헬창 돌려달라며 울면서 페이지를 넘겼는데, 예상치 못하게 이야기 끄트머리에서 깐깐한 시어머니가 그리는 아름다운 로맨스를 만났습니다...

덕분에 완결까지 질러버린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되었다. 중년로맨스 더 보고 싶어서 외전도 챙겨서 볼 듯.

 

뭐, 이러나 저러나 기분 안 좋았던 건 괜찮아져서 좋은 독서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재미는 숙식제공 연애상담과 함께 끝났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