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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로맨스)

[로맨스판타지 웹소설 리뷰] 튜린의 릴리엔

책 소개문은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소개문을 가져왔다.

 


"굶주린 짐승에게 먹이를 주실 땐, 이 정도는 각오하셨어야죠."

원작 남주인공의 트라우마를 담당하는 나쁜 엄마가 되긴 싫었다.
평안한 인생 설계를 위해서 오빠와의 관계도 잘 다져놓고
남편이 흑화하지 않도록 충실히 의무를 다하기로 했을 뿐인데

"길들이셨으니 책임도 져 주세요."

이야기의 최종 흑막이 될 남편이 미모를 무기삼아 밑도 끝도 없이 달콤하게 굴기 시작한다.
죄송하지만 우리, 비즈니스 관계가 최선 아니었나요?



대충 요약하자면 한 마리의 외로운 늑대같은 남주가 인간캣닙 여주에게 홀려서 여우짓하는 내용입니다.

 

1권 분량은 주인공의 어린시절을 다루고 있고, 아기물 클리셰를 꽉꽉 눌러담았어요. 학대받던 아기 여주가.. 똘망똘망하여 오빠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되고...

아기물 안 좋아하는데, 최근에 읽은 아기물을 살짝 뒤튼 소설, '이번 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가 재밌기도 했고,

미리보기가 기묘하게 재밌어서 속는 셈 치고 끝까지 읽었습니다.

 

2권부터는 주인공 릴리엔이 성장하여 남자주인공 다미언과 본격적으로 로맨스를 찍기 시작합니다. 아기물에서 탈출해서 기뻤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죠.

제가 웹소설을 공공장소에서 주로 읽는데, 2권부터는 작가님께서 카카페 전연령에서 최선을 다하셨다는 것ㅎㅎㅎㅎ

별 거 없긴 해요. 조카에게 나서서 권하지는 않겠지만 읽는다고 굳이 말리지는 않을 느낌? 어차피 접해야 되면 이런 게 최선이지 않나 싶은 느낌?

그래도 어쨌든 공공장소에서 읽기엔 좀... 1호선에서 이상한 유튜브 보는 할배가 된 기분은 어쩔 수 없단 말입니다.

 

로맨스는 괜찮았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다미언이 맹목적이지 않나, 그리고 이거 사실상 페O나 설정이랑 같은 거 아니냐 싶었는데ㅋㅋㅋㅋㅋ

과거사가 슬슬 풀리면서 캐릭터들 개성이 살아났고 로맨스도 재밌어졌어요.

릴리엔은 홀릭의 유코가 묘하게 연상되지만 은근히 무던한 구석도 있는 보기 드문 캐릭터입니다. (일단 내 서재에는 그런 캐릭터가 적음)

다미언은 제 서재에 가득한, 여주 앞에서 본성을 숨기고 내숭떠는 미친놈인데.. 선연재처 특성상 상대적으로 순한맛일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다미언이 속으로 '난 미친놈이야 넌 도망쳐야돼,' 이럴 때마다 그동안 만난 수많은 미친놈들에 비해선 선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지만. ..

그래도 최대한 자극적인 순한맛 남자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충 느껴지셨겠지만, 좋은 의미로든 안 좋은 의미로든 로판 클리셰하면 딱 떠오르는 내용이 담겨있는 소설입니다.

근데 왜 다른것과 달리 이틀만에 완결까지 신나게 달렸나 생각해봤거든요?

일단 이거 저한텐 웃김... 은근한 개그가 넉넉하게 담겨있고요, 그기로 저의 개그코드와 또 잘 맞았습니다.

 


"사람 안 죽여 본 사람인 척하지 마라, 경."

"...누가 사람 안 죽여 봤답니까? 적어도 전 웬만하면 경동맥! 그도 아님 배때지! 한 방에 쑤셔서 골로 가는 곳만 노린단 말입니다!

이렇게 바로 죽지도 못하는 치명상을 일부러 입힌 적은 없다고요!"

 

- 튜린의 릴리엔 3권 中


 

그리고 이야기에 허술한 부분이 없진 않은데, 워낙 전개가 빠르다보니 이상할 틈을 느끼기도 전에 다음 사건이 벌어져서 까먹게 되더라고요ㅎㅎㅎ..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4권은 진짜 좀 악역이 너무 많이 멍청했습니다. 전체적인 큰 그림은 좋았는데 세부적인 그림이 아쉬웠던 소설이었어요.

그래도 어쨌든 재밌었고, 지금은 클리셰가 된 부분이 당시에는 클리셰가 아닌 신선한 요소였을 수도 있어서 리뷰는 여기서 대충 마무리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