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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로맨스)

[로맨스판타지 e북 리뷰] 붉은 계절의 로페사 : 여학생클럽 악녀 전쟁

 


내 약혼자에게 애인이 있다. 그것도 2명이나.
그 둘은 아직 서로의 존재를 모르는 모양이다. 그리고 복수는 나의 몫이다.

***

왕족, 귀족, 부유층 자제들이 다니는 푸른별 아카데미. 그곳에는 교내 가장 고귀한 신분의 여학생들만 가입할 수 있는 사교클럽 ‘붉은 계절’이 있다.
엘프 공주 로페사, 자유 연방 대통령의 딸 샤를로트, 푸른별 축제의 여왕 도미니카, 요즘 가장 떠오르는 TV 스타 마리 러브 로렌스까지.
누구나 선망 혹은 질투하는 삶을 살고 있는 그녀들이지만, 누구에게나 복잡한 사정은 있는 법이다.

겉보기에 얼마나 화려하게 반짝이든 상관없이.


 

책 소개문은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소개문을 일부 수정하여 가져왔다.

 

로맨스... 로맨스가 없냐하면 그건 아닌데, 로맨스 위주의 책은 아니다. 로페사의 우당탕탕 학교생활(인데 좀 클래스가 남다른)로 요약 가능한 책.

애시당초 로페사와 해피엔딩을 맞게 되는 캐릭터가 '남자주인공'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분량이 많은 게 아님.

'여학생클럽 악녀 전쟁'이라는 부제에서 벗어나지는 않되, 정말 별별 스펙터클한 에피소드가 나오는 책이다. 로페사의 학교생활은 세계를 흔들어...

 

초반에는 '붉은 계절의 로페사'를 조금 오해하면서 읽었긴 했음.

변명하는 것 같지만, 책 초반부 내내 푸른별 아카데미 학생들의 화려한 삶이 나열되는데,

그걸 계속 읽다보면 한국 서브컬쳐 문화계의 귀족 상류층 사회에 대한 선망이 지겹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로페사가 힘도 쎄고, 목소리도 아름다우며 범접할 수 없는 우아함을 뽐낸다는 묘사를 볼 때마다... 좀... 이건 아니지 않나 싶었다.

근데 사회주의 클럽 이야기 나오면서부터 이거 내가 오해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냥 다 알면서 즐기라고 쓴 거구나! 머리 비우고 읽으면 됐는데!

 

그런고로 로페사가 전 약혼자에게 복수하는 파트를 상류층 친구들이 진창에서 구르며 나락으로 떨어지는 맛으로 즐기며 신나게 오독하였다ㅎㅎ

근데 결론적으로는 오히려 괜찮은 방향의 독서 같기도 했고...?

이러나 저러나, 고매한 공주님도, 왕자님도 결국은 사람이었고 치정에 얽혀 바닥까지 보이며 싸우는 모습이 흥미진진했다.

사이다도 정교하진 않았지만 청량하고 시원했다. 허점은 보이지만 무시할 정도로 통쾌하고 재밌었고, 그것이 복수극의 본질이니까.

 

로페사의 복수가 끝난 후 '붉은 계절의 로페사'는 갑자기 코미디 학원물로 급선회를 한다.

로페사도 속 썩이는 전 약혼자가 사라지니 좀 더 단순하고 화끈해졌고, 주변 캐릭터도 점점 자리를 잡아 다들 개그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게 된다.

서사가 정교하지는 않지만 시원한 사이다맛은 여전히 좋았고, 은근한 개그가 더해져서 오히려 복수가 끝난 뒷부분을 더 재밌게 읽었다.

분위기가 더 명랑만화 비스무리하게 바뀌다보니 뭔 일이 벌어져도 좀 그러려니 여기게 되는 것도 있었다.

 

스포주의

 

가진 것이 많음에도 미묘하게 그게 잘 표현이 되지 않는 쑥맥 왕자님이 꽤 귀여웠다. 화끈한 로페사와 둘이 잘 맞는 것 같으니 백년해로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