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웹툰·애니·게임·기타

[애니 리뷰]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홈커밍 개봉 소식을 듣고 드디어 거미 아저씨가 친정으로 돌아갔구나... 정확히는 마블이 스파이더맨 판권을 되찾았구나 지레 짐작했는데
갑자기 소니 픽쳐스 애니메이션에서 스파이더맨 신작을 내놓았다.
알고보니 디즈니랑 소니랑 잘 짝짜꿍해서 쇼부를 본 모양인데 어쨌든 아직 스파이더맨 판권은 소니한테 있다.
(이건 일단 기사 보고 쓴 거긴 한데 옛날 기사기도 하고 세간에 들리는 말은 조금씩 달라서 확실하진 않음)

애니메이션 덕질은 접었고 영화도 잘 보러가지도 않는 내가 굳이 없는 포인트 없는 쿠폰 다 써가며 저걸 보러간 이유는 K/DA 때문이다. 진짜임.

POP/STAR 뮤비에서 2D 애니메이션처럼 보이도록 3D 애니메이팅이 잘 되어있어서 되게 신기했었다. 720p로 봐서 그런가...아무튼..
길 가다가 우연히 스파이더맨 포스터를 봤는데 작화가 팝스타 뮤비랑 비슷한 거예요, 그래서 그거 확인해보려고 갔다ㅋㅋㅋㅋㅋㅋㅋㅋ

결론부터 말하면 그냥 3D 느낌남. 하지만 엄청 화려하고 멋진 3D니 꼭 보시길.  
살면서 이렇게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웠던 3D는 처음임. 시각 효과만 보기 위해서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을 지경.
디즈니/픽사 쪽이 부드럽고 현실적인 묘사에 좀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면 여기는 현실 개무시하고 하고 싶은대로 영화를 만든 거 같다.
화면 연출도 3D 애니메이션에서 부릴 수 있는 기교 다 부려가며 했는데 그 시각적 효과를 따라가는 것이 조금 벅차다고 느껴질 정도.

때문에 스토리라인 자체는 많이 평범해질 수밖에 없었음. 다들 아는 히어로 무비 포문을 여는 그 스토리라인 맞음ㅋㅋㅋㅋㅋㅋ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게 감정선 묘산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갈등과 감정선을 세세하게 묘사할 수 있는 영화도 아님.
플롯 조금만 꽜다가는 화면 쫓아가랴 플롯 쫓아가랴 바빴을 거다.
스토리는 모두가 다 아는 재밌는 클리셰를 따라가는 대신에 부족한 부분을 엄청난 영상과 음악으로 꽉꽉 눌러담은 영화다.

큰 줄기가 단순해서 생긴 빈 부분에 유머를 좀 구겨넣었는데, 마블 익숙하거나 오타쿠여야 (or 나이를 좀 먹어야) 이해가 가는 유머였다.
큰 줄기만 흥행을 위한 요소를 따라가고 나머지는 애니메니터들 or 시나리오 라이터들 니네 맘대로 해봐라~하고 놔둔 느낌임.
머글들은 드립을 잘 이해 못하는 것 같았다.
어쩌다보니 10대 관객들 사이에 섞여서 영화를 봤는데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모티브를 따온 페니파커나

무성영화 시대의 애니메이션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피터포커는 잘 모르더라구요.

 

아무튼 다른 건 다 호응 쩌는 혜자관객들이랑 어쩌다 함께 영화 봤었는데 오타쿠 유머 나올 땐 나만 낄낄대고 있었음...^^
하긴 저 어릴 때까지만 해도 몇십년 전에 나온 고전 애니메이션도 많이 보여줬고

오타쿠 클리셰 듬뿍 들어간 일본 애니메이션도 만화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릴 때 좀 접했는데
00년 이후에 태어났으면 그런 걸 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별로 없었을 거 같음.

결론은 영화를 눈과 귀로 보시는 분께는 추천.
가슴과 머리로 보는 분들은... 이 영화의 핵심은 3D 애니메이션의 기술력을 체험하는 것이므로 함 보셔도 나쁘지 않을 거 같음. 츄라이 츄라이.
유튜브 트레일러 챙겨보는데 영화관에서 보는 거랑 다름...기회가 된다면 꼭 좋은 상영관에서 보세요.

마블짬이나 오타쿠 짬 없으면 다른 스파이더맨 시리즈 보고가는 것을 권합니다.

여담인데 눈뽕이 주 목적인 영화라 더빙 들어갔으면 딱이었을텐데 다 자막으로 나옴 흑흑...

 

+)

미국 극장 개봉 애니메이션은 거의 배우들이 들어가서 더빙한다고 보면 된다. 이 영화에서 젊은 피터파커 역을 맡은 것도 크리스 파인.
평소에 크리스 파인 얼굴은 열심히 좋아했어도 연기는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었는데 의외로 목소리 연기는 괜찮아서 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