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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로맨스)

[로판 웹소설 리뷰] 조연의 반격은 없다

연재 표지

 


하녀로 빙의했는데, 가문이 3년 만에 멸문했다. 날뛰던 다른 빙의자들도 주인공과 악역의 손에 차례대로 죽었다.
살아남기 위해 가문을 무너뜨린 악역, ‘리히튼’의 개가 되고. 도망칠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려 왔지만….

“그렇게 내게서 도망가고 싶나? 직접 두 발을 잘라내면 여기서 기어나가는 걸 허락해 주지.”

망연해진 기분으로 리히튼을 쳐다봤다. 아니야,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저 미친놈에게 고작 두 발을 바치고 도망칠 수 있는 건 절호의 기회일 수 있어.
나는 벽 장식장에 걸린 검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멀쩡히 선 두 발을 향해 내리그었다.

<작품 키워드>
서양풍, 영혼체인지/빙의, 왕족/귀족, 소유욕/독점욕/질투, 운명적사랑, 계략남, 집착남, 순정남, 냉정남, 카리스마남, 능력녀, 냉정녀, 피폐물


 

소개글은 늘 그렇듯이 서점에서 긁어옴.

 

초반부를 버텨내면 뒤로 갈수록 꿀잼이 된다는 풍문을 듣고 구매해서 읽었다. <조연의 반격은 없다>는 후반부로 갈 수록 흡인력을 발휘하는 소설은 맞지만, 그걸 참고 읽어야할 이유까지 내게 제공하는 책은 아니었다. 잘 쓴 책은 맞는데 취향을 너무 탄다. 그리고 내 취향은 아니었음. 계략남과 집착남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하지만 로맨스에서 남자주인공의 분량이 적으면 화나는 분들께는 추천하지 않는다.

매우 피폐한 소설이다. 주인공이 구르는 강도가 높지는 않다. '독 내성 기르기'는 판타지 장르에서 주인공이 히로인과의 신뢰를 키우는 필수코스란 말임ㅋㅋㅋㅋ 하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상태가 매우 피폐하다. 그리고 독자 입장에선 아직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주인공도 뭐가 뭔지도 모르는데 데구르르 구르고 있어서 피폐함이 배가된다. 숨겨진 진실도 하나가 밝혀지면 다시 밝혀질 진실이 또 생겨서 미궁에 연달아 빠지는 느낌이었음.

 

어디서 정치극이라는 이야기를 봤는데, 정쟁물은 절대 아니다. 이 책은 사실 배경만 유럽 가상국가지 본질은 회빙환 스킨을 씌운 일일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한국 일일드라마와 메인테마가 거의 동일하다. 복수와 헌신적인 사랑을 비롯한 각종 K-드라마적 요소들...ㅋㅋㅋㅋㅋㅋㅋ 어린 시절부터 과격한 드라마에 길들여진 입장에선 좋았다...

 

그리고 아그레인이 기가 쎄다. 기 쎈 여주 구경하고 싶으면 추천.

 

 

이하 스포주의

 


데굴데굴 피폐가도를 달리던 4권까지와 달리 5권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로맨스 이야기를 푸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다들 5권 때문에 이 책을 권하는데.. 그냥 단권 소설 다른 거 사서 보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근데 리히튼은 정말 밸런스를 잘 맞춘 남자주인공이다. 집착남 좋아하시면 잘 맞을 거고 집착남들이 여주인공에게 행하는 폭력에 지친 사람들을 거슬리게 하지도 않는다. 카카페 연재작이라 그렇겠지만.. 아무튼 특이한 부분도 많고 '완벽한 로판 남주'가 된 당위성도 촘촘하게 잘 잡혀 있어 인상적이었다. 취향은 아니었지만 잘 구축된 캐릭터라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