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봤던 책도 다시 읽자 - 전지적 독자 시점 단행본 1권 리뷰 및 연재분과의 비교 (1) (Prologue ~ Episode 1)
2. 봤던 책도 다시 읽자 - 전지적 독자 시점 단행본 1권 리뷰 및 연재분과의 비교 (2) (Episode 2 ~ 5)
3. 봤던 책도 다시 읽자 - 전지적 독자 시점 단행본 2권 리뷰 및 연재분과의 비교 (Episode 6 ~ 10)
지난 번에 썼던 글에 이은 전독시 단행본 1권과 연재분 비교. 물론 재독하면서 발견한 포인트에 대한 언급도 있을 예정이다.
결말 등 이야기 감상에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잔뜩 있다.
(2) Episode 2. 주인공 ~ Episode 5. 어둠 파수꾼
원래 1권은 Episode 6 중반부까지 담겨 있는데 글 쓰기 조금 번거로워서 에피소드 별로 나눔.
1. 자잘한 변경 사항
- 한명오는 원래 벤츠를 탔다고만 언급되어 있었지만 단행본에서는 벤츠 S클래스를 타고 있는 것으로 변경됨. 사유는 추측하건데 5000만원 정도 하는 C클래스는 좀 약하니까 임팩트를 위해 1억 5천인 S클래스라고 쓴 것이 아닐까...
- 한명오가 자신을 '한명오씨' 대신 '한명오 부장님'이라고 부르기를 종용하는 장면에서 김독자가 속으로 한명오를 꼰대에다 권위주의의 끝판왕이라고 평가하는 문장이 사라졌다.
- 한국이 '아직까지 유교가 강성한 국가'라고 이야기한 문장도 사라짐. 종교적 논쟁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었는데, 덕분에 그 장면이 묘하게 슬퍼졌다ㅜㅜ
- 성매매를 암시하는 장면이 악역들이 성매매를 요구하는데 거절하는 장면으로 바뀜.
2. 김독자의 독특한 캐릭터성
'전지적 독자 시점'에는 김독자가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외톨이 아웃사이더 생활을 했음이 명시적으로 드러나있다.
그리고 작품 곳곳에 김독자의 아싸력을 놀려먹는 장면이 나온다ㅜㅜ 아싸 살려...
보통 이럴 땐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 걸까.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유중혁처럼 말해보았다.
"김독자."
"......김독자? 네 이름이냐?"
"그래."
"누가 그런 걸 물었어! 넌 뭐하는 새끼냐고!"
더 곤란한 물음이 돌아왔다.
- 전지적 독자 시점 16화 中
김독자 선생님, 판타지 소설 주인공은 실제 사회생활에 적용할만한 모범사례가 절대 아닙니다...
어쨌든 보통의 서브컬쳐 컨텐츠에서는 주인공이 독자의 공감성 수치를 불러일으킬만한 발언을 해도
주변인이 다 이해하거나 주인공이 원하는 반응이나 보여주고 만다. 대리 만족을 위한 소설이니까요. 이렇게 노골적으로 망하는 건 여기서 처음 봤다ㅎㅎ
또한 김독자의 사이다패스적 행보에 '개연성'이 부과된 것 또한 특이한 지점.
'제4의 벽'이라는 설정 때문에 현실성을 느끼지 못해 김독자는 '독자'들의 시선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행동하여 결과적으로는 '독자'들을 만족시킨다.
웃기게도 김독자가 처한 상황은 김독자에게는 현실이라서 김독자의 웹소설 주인공다운 선택이 항상 좋은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님.
보면 알겠지만 김독자의 특이한 캐릭터는 김독자가 특이해서가 아니라, 김독자를 작품이 서술하는 방식이 굉장히 독특해서 이리 된 것에 가깝다.
이런 서술 방식은 의도치 않게 판타지 소설 뉴비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있었다.
판타지 소설 읽을 때 주인공이 아싸스러운 발언 할 때보다 주변의 반응이 작위적일 때 더 탈주말리거든요.
독독삶이 왜 탈주말렸는가? 독독삶 발언 그 자체보다 그걸 우호적으로 포장해주는 유상아의 반응 때문에 더 멘붕이 오는 것이 아닐까요?
3. 저는 세상이 이렇게 될 줄도 모르고 바보같이 스페인어나 외우고 있었는데.
독독삶 이야기 나온 김에. 독독삶만큼 탈주말리며, 내가 이 글에서 신나게 깠고, 세상 다른 사람들도 신나게 깠던 장면이 수정되었다.
"근데 독자 씨는 어떻게 이런 걸 다 알고 계신 거예요? 생전 처음 보는 짐승을 요리하는 법도 아시고......"
"아, 그건......"
"역시! 평소에 판타지 소설을 열심히 보신 덕이겠죠? 정말, 저는 세상이 이렇게 될 줄도 모르고 바보 같이 스페인어나 외우고 있었는데."
그 유상아에게 이런 말을 듣고 있자니, 어쩐지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위로차원에서 입을 열었다.
"유상아 씨도 평소에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악마종의 언어를 알아들었는지도 모르잖아요."
물론, 별 도움은 안 됐지만.
- 전지적 독자 시점 23화 中
기분이 이상했다는 멘트는 김독자가 저 말이 비꼬는 걸까 아닐까 고민하다가 '설마 유상아가,' 정도로 결론내리는 멘트로 바뀌었다.
근데 작년에 대차게 깐 입장에서 하기 좀 그런 말이긴 한데...
이게 이세계물 감성이잖아요? 별 것 아닌데 '스고이!' 외치고 인싸들이 아싸들의 진가를 몰랐다며 쓸 데 없는 자기반성하고..
처음 봤을 때 좀 장벽 같았긴 했지만, '웹소설의 이세계물 감성을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남겨놨어도 좋았을 것 같다.
좀 더 쓸 데 없는 이야기 해보자면 김독자 일러 뜨고 든 생각인데, 사실 유상아는 애초에 김독자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을까?
친분 없는 타부서 인턴한테 가서 애써 말을 건 것이나, 그 허접한 말을 메모해둔 것이나, 저런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나... 저건 사랑이다.
그리고 그 사랑의 이유는 김독자 얼굴 일러스트와 피규어로 확인 가능하다^^....
드립이고요, 사실 이 소설에서 김독자 외모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독자가 잘생겨도 말 되고 못생겨도 말 되는 소설.
4. 성좌와 김독자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스타스트림과 성좌들은 단순히 인터넷 방송 시스템을 빌려온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스타스트림은 이야기를, 성좌들은 그 이야기의 독자들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성좌들은 웹소설 댓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독자들의 모습을 종종 보여주곤 한다.
[극소수의 성좌들이 알고 있었다는 듯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성좌들이 100코인을 후원하였습니다.]
[소수의 성좌들이 뒤늦게 당신의 판단을 이해합니다.]
[성좌들이 그런 건 다음부터 혼잣말로 알려달라며 불평합니다.]
- 전지적 독자 시점 15화 中
성좌들은 이처럼 떡밥 좀 쉽게 알려달라며 징징대기도 하고, 빌드업을 기다리기 싫어하는 사이다패스적 면모도 보인다.
성좌들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해달라며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댓글 보면 그런 사람들 엄청 많다....
뭐 어쨌든, 이 소설에서 김독자 또한 이 이야기의 '독자'이고, 김독자가 화신이 아닌 성좌로서의 행보를 걷는 것도 '독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5. 결론
1권만 두고 보면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시리즈 심의에 맞게 논란될 부분을 싸그리 잘라내고,
장르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나 초독하는 독자들이 오해하기 쉬운 포인트를 쉽게 바꿔내거나 아예 들어냈다.
이제 고인물들은 전지적 독자 시점을 다 봤고, 앞으로 볼 사람들은 장르소설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일 것에 미루어볼 때
상업적으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웹소설 어지간히 열심히 읽었거나 대여점 판소부터 넘어온 독자 아니면 이게 드립인지 진심인지 눈치채기 힘들다.
그리고 전독시는 떡밥이 많아서 오타쿠처럼 파고들기 좋은 소설이지만 다르게 말하면 초독에 모든 걸 이해하기 상당히 어려운 소설이다.
다시 읽기엔 분량도 좀 부담스럽고.
개인적으로는 단행본은 전독시 처음 보는 머글에게 권하고 싶다.
일러스트 보고 싶은 애독자가 아니면 굳이 1권을 또 사서 볼 필요는 없을 듯... 시리즈 앱이 좋은 읽기 경험을 제공하는 앱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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