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참 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맥주를 먹고 이성과 잤다는 단순한 내용을 두시간 내내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정말 재밌는 일화도 정말 재미없게 풀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맥주를 먹고 누구랑 잤다, 맛있었고 좋았다 정도의 이야기밖에 하지 못합니다. 경계의 저편은 후자에 속하는 이야기입니다. 12화동안 수많은 이야기를 쏟아내지만 누구는 누구다, 흑막은 누구였다, 반전은 뭐였다 정도의 이야기밖에 하지 못합니다. 빈칸을 메꾸기 위해 등장인물들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메이드복을 입고 사진까지 찍습니다. 일본 서브컬쳐에선 클리셰로 굳어져버린 성적인 농담과 상황이 잔뜩 나오지만, 정작 작품의 분위기는 순정만화에 더 가깝기 때문에 상당한 이질감이 듭니다.
하지만 동서고금 막론하고 Boy meets girl 스토리는 여러 사람을 설레게 만듭니다. 특히 전개가 급물살을 탄 작품 후반부는 초반부의 산만함을 견디고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 구성이 완벽하다는 의미에서라기보단, 감정적으로 뒤흔드는 무언가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것이 작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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