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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애니·게임·기타

[애니 리뷰] 늑대소녀와 흑왕자

 

 

 

BD 판매량이 워낙 저조했기에 보다가 말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못 볼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의외로 재밌게 봤습니다. 초반부만요.

주인공 시노하라 에리카는 친구들이 하는 대화에 끼기 위해 남자친구가 있다는 거짓말을 합니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부르고, 결국 시노하라는 학교의 왕자님 사타 쿄야에게 자신과 사귀는 척을 해달라는 부탁까지 하게 됩니다. 사타는 이를 받아들이고, 시노하라는 그 대가로 사타의 오만가지 괴롭힘과 심부름을 견뎌내게 됩니다.

뭐 근데 이게 만화라서 괴롭힘이나 심부름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아요. 남자주인공 성격이 심하게 뒤틀려있긴 하지만 여주인공도 만만찮게 민폐를 끼쳐서 이건 너무 약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뭐 순정만화가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착하고 옳은 작품은 아닌데, 그런 면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게다가 전 이기적이고 솔직하지 못한 등장인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코드가 의외로 잘 맞았던 거 같습니다. 

다만 남의 연애 구경은 역시 사귀기 전까지가 제일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사귀기 전까지는 재밌게 봤는데 사귄 이후부터는 좀... 후반부를 보는 내내 할 이야기가 다 떨어져서 빨간 머리가 나오고 사타의 가정사가 나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차라리 좋아하게 된 계기나 설명해주면 더 재밌었을텐데 말이죠. 그건 아직도 의문이네요. 

여담이지만 이 만화에 등장하는 남성들은 모두 여러모로 극단을 달리는 느낌이 듭니다. 평범한 캐릭터가 하나도 없네요.

작화는 사타 얼굴에 모든 걸 갈아넣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