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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애니·게임·기타

[웹툰 리뷰] 메지나

 

(리뷰는 2017년 즈음에 쓴 걸로 추정됩니다. 시기 관련된 부분은 읽을 때 헷갈릴 수가 있어 2021년 기준으로 고쳤습니다.)

 

지금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8~10년 전 쯤에 다음 웹툰 측에서 신인 작가 작품은 12회씩 끊어가며 연재시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반발도 있었지만 편집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당시에 좀 많이 나와서 다들 그러려니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메지나의 재계약이 불발돼버렸죠. 작가 측과 충분한 상의도 없었고, 사실 다들 메지나가 왜 잘리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정도로 인기도 적당히 있었는데다 오히려 코어팬은 탄탄했던 웹툰이라서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결국 레진코믹스 측에서 메지나를 데려갔고요. 덕분에 레진은 사업 지속성에 대한 의문을 잠재울 좋은 이미지와 인지도도 얻고 메지나의 코어팬층도 챙기게 됐습니다. 저는 메지나가 레바툰, 나쁜상사와 함께 레진이 지금까지 장사할 수 있도록 도와준 웹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 메지나가 다음 웹툰에서 연재되는 것도 보긴 봤는데 딱히 구미가 땡기지 않아서 그냥 팬들이 좋아하는 만화구나 생각하고 제껴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1코인 행사를 하길래 굉장히 충동적으로 봤는데요, 생각보다 재밌고 심지어 취향까지 저격당해서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신선한 동시에 고전적인 만화입니다. 그리고 정말이지 진심으로 전개에서 상업성은 요만큼도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이런 스토리를 밀고 나간 작가님에게 정말 존경심마저 느껴졌습니다. 제 욕망을 대신 충족시켜주는 만화는 아닙니다. 멋진 사랑도 달콤한 승리도 없는 만화에요. 하지만 그 빈자리를 지식으로 꽉꽉 눌러 채워넣었어요. 집중력이 끊어지는 순간 내용도 놓치는 그런 만화입니다. 한 자 한 자 집중해서 읽어햐합니다. 자칫하다 산만하게 흩어질 수 있는 지식을 꽉 부여매고 있는 건 고전적인 비극입니다. 메지나는 로마와 그리스의 이야기를 적극 차용했고 수많은 옛날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왔으며 대놓고 신화의 냄새를 풍깁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를 현대의 지식과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그리고 계속 고민하고 질문합니다. 때문에 제가 과거와 현재의 감각을 동시에 느낀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취향에 맞으시면 정말 맞으실 거기 때문에 무료 공개된 회차는 한 번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거기까지 보고 뒤가 보고 싶어 미칠 거 같으시면 계속 보시면 될 거 같고 아 여기까지 오기 너무 힘들었다고 느끼셨으면 그 만화는 끝까지 그럴 거니 그냥 갈 길 가시는 게 좋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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