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미션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프로그램의 설명에 따르면 세상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독특한 무대 심사 기준을 가진) JYP는 자사 연습생들에게 자신의 스타성을 어필할 무대를 준비해오라고 한다.
그리고 JYP는 어떤 형태든 자신의 색을 표현하는 무대를 한 연습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내린다.
JYP가 자기 주관이 독특한 것과는 별개로 꽤 상세하게 미션을 설명해주었고,
세간의 예상보다 더 뚜렷하고 명확한 기준에 따라 심사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근데 그 심사기준이 통상적인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많이 달랐다.
안타깝게도 그 기준이 (추측컨데) JYP의 인재양성 시스템을 모범적으로 따라갔다 하더라도 확실히 답을 도출해낼 수 있는 기준은 아니었다.
개인의 개성은 타인이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JYP의 이런 심사는 어디까지나 당시 JYP가 최고로 손꼽히는 연예기획사 중 하나였기 때문에 가능했지 않았나 싶다.
우리는 연습생 풀이 좋고, 무대 수행 능력은 기본으로 깔고 가기 때문에 다른 걸 보겠다는 오만함이 느껴지는 기준이었다.
근거가 없는 자신감도 아니었고.
첫번째 미션에서 스타성으로 고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트와이스로 데뷔하지 못한 멤버들의 현재 행보를 보십시오.
결국에는 다 자리잡지 않았습니까.
다만 식스틴이 방영되던 시기는 아직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건재했었고,
JYP의 인재발탁에도 '매스미디어에서 선택을 받을 사람들'이란 기준이 크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그런고로 2024년 쇼츠의 시대에 '개성있는 자기소개'와 '연예인으로 지녀야할 깡'이 아이돌로서 반드시 지녀야할 덕목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음.
아이돌이 이제 스타킹이나 엑스맨처럼 험난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자기 어필을 하고 방송 분량을 확보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대잖아요.
과거의 미덕이 현재에도 도움은 될지언정 필수적이지는 않다고 느껴짐.
그렇다면 자체컨텐츠와 쇼츠의 시대에는 어떤 기준으로 인재를 발탁해야 할까요?
제대로 된 답변이 아닐 수 있으나 이제는 스타를 발굴한다기보단 프로모션을 할 자본을 확보하고 좋은 노래와 컨텐츠를 만들어낼 인재 발탁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K-POP은 지금까지 화려한 스타들로 유인하여 열정페이(...)를 지급하며 연명해왔는데
저출생의 시대에 이게 언제까지 유효한 전략이 될지는 모르겠다.
다시 프로그램 이야기로 돌아오면, 박진영 말투 빼곤 프로그램의 모든 요소가 잔인하다.
평가가 나쁜 연습생들은 연습실을 사용 시간 밤과 새벽에만 사용할 수 있게 하고, 동거동락하던 연습생들이 직접 상대방의 자리를 빼앗는 연출을 하고....
원래 서바이벌은 자극적인 맛으로 보니 그렇다고 치자.
문제는 이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너무 어리다는 것.
악편도 심했다. 말이 능숙한 한국인 연습생이 되레 피해를 입었다...
이제 거의 10년 지났으니까 보는 거지 생방으로는 못 봤을 프로그램.
그렇기에 JYP에서 3세대의 포문을 여는 걸그룹에 사활을 걸었다는 걸 유추할 수도 있다.
JYP와 소속사가 욕 바가지로 먹을 걸 몰랐을까요? 알면서도 감행했다는 것에 가깝지 않았을까.
근데....무대가 궁금한데 왜 10초밖에 안 보여주는가?
판단 자체를 못하게 만들어 JYP의 심사평을 긍정하게 만드는 전략인가?
어쨌든 저쨌든 난 옛날 사람이라 요즘 예능보단 매스미디어 시대의 유산이 더 재밌어서...
아마 계속 보기는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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