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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생활정보

[독후감] 경제고전: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힘

그 머냐... 사실 책 소개를 미리 읽어 저자가 누군지 알았다면 책을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래는 서점에서 제공하는 책 소개문을 일부 복붙한 거임.

일본에서 고전 읽기 붐을 일으킨 게이오대 명강의
고이즈미 내각 ‘경제 브레인’으로 구조개혁을 이끈 다케나카 헤이조의 경제고전


미국도 아니고 일본의 장관, 그것도 00년대 중반에 역임한 사람을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하지만 나는 이미 수시로 고통받는 결벽증 있는 오타쿠라 고이즈미 내각 출신과는 일단 거리두기를 하고 싶음.
검색해봤더니 정책 쪽 얘기만 주구장창 하는 사람이긴 했지만... 한국과도 교류가 있으니 그쪽으로는 걱정을 덜 해도 괜찮아보이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책은 샀고 당근할지, 불태울지, 놔둘지 결정하려면 읽어봐야하지 않겠습니까.

저자의 경력과 국적으로 인한 불안감을 떼어놓고 보자면 책 자체는 추천하고 싶을만큼 깔끔하게 쓰인 책임.
경제학이라는 학문에서 중요한 업적을 세운 학자들과 그 내용에 대해 소개하는 책인데,
(저자가 직접 언급했듯이) 그 업적이 나온 사회적 배경을 함께 소개하여 경제학의 흐름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책이다.
학부 수준의 거시경제학에 나올 내용만 집중하기 때문에 곁가지 없이 이해하기 쉬운 측면이 있음.

특히 거시경제학을 막 수강했는데 향후 모종의 사유로 경제사를 들을 예정이 없는 학부생,
또는 경제사를 배우기 전에 맛보기를 해보고 싶은 학부생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거시경제를 처음 배울 때 전공서 스타일에 따라(그리고 나처럼 수강신청에서 패배하여 교수님을 잘못 만나면)
놓치기 쉬운 흐름을 차근차근 짚어나가며 배운 내용을 체계화할 수 있음.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경로든 각잡고 경제학을 배우지 않았다면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난 그다지 머리가 좋진 않은데, 만약 내게 학부수준에서 배우는 거시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면 케인즈와 프리드먼 나오는 장은 제대로 읽기 어려웠을 것 같음.

일본의 학제에 대해선 알지 못하지만, 한국 대학의 경우 경제학과에서 개설되는 거의 모든 과목은 거시•미시경제학을 선수강했다는 전제 하에 진행됨.
그러니 이 책 후반부 잘 안 읽힌다고 낙심하진 마소서...
그리고 내가 앞에서 일본인이 썼다며 뒷목 잡긴 했는데, 일본어로 쓰여진 책이라 영어로 쓰인 책보다는 훨씬 매끄럽게 번역되었고, 잘 읽힌다.

이 책에 계속 《세속의 철학자들》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그 책과 이 책의 교점이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음.
이 책이 강의록을 대중서로 편찬해놓은 결과물이기 때문에 자주 언급되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궁금해서 《세속의 철학자들》을 희망도서 신청했으니 조만간 읽어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