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애프터양을 좋아해서 본 영화. 비행기에서 볼 거 뭐 없나 찾다가 어딘가에서 들어본 듯한 제목에 끌려 틀게된 영화다.
그렇다, 나는 영화에 너무 관심이 없어서 애프터썬이랑 애프터양을 헷갈린 것이다...
영화의 의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제가 애프터썬을 보기 직전에 굉장히 어두운 컨텐츠를 봤거든요? 이걸 보고 마음에 쌓인 어둠을 전부 구마할 수 있었다.
마냥 밝은 영화는 아닌데, 어쨌든 화면에 해는 밝게 떠있었고 바다는 푸르렀으니 (감독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상대적 양기 뿜뿜 컨텐츠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나는 당시 여행가는 길이었고, 기대감에 가득 찬 상태라 그런지 남의 망한 터키 리조트 패키지 프로그램 구경조차 묘하게 행복했음.
근데 과거의 사진첩을 들여다보는 건 사진을 찍어준 사람을 추억하는 행위고, 그렇기 때문에 남겨진 과거의 조각은 아름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감독의 의도를 깡그리 무시해버리고 영화를 봤는데, 잘 만든 영화라 제멋대로인 관객도 결국에는 어느 정도 영화의 경로 근처까지 끌고 들어온 듯.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나, 근래 본 영화 중에 제일 좋았다. 다음에는 제작 의도란 걸 고려하면서 제대로 감상하고픈 영화.
훌쩍 자라버린 아이를 어찌할 줄 모르는 미숙한 어른과,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 어른에 가까워지는 아이의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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