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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독후감] 독살로 읽는 세계사 - 불결한 자극

독살로 인한 죽음과 독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독살이 아니었던 죽음에 대해 설명한 후, 유명인이 진짜 독살됐는지 아닌지 파헤치는 책이다.

'독살로 읽는 세계사'라는 온건한 한국어판 제목과 달리

원제는 'The Royal Art of Poison: Filthy Palaces, Fatal Cosmetics, Deadly Medicine, and Murder Most Foul'인데, 제목부터 불결하지 않습니까? 

정말 비위가 상하는 책으로, 솔직히 한국어판 제목이 '더러운 유럽놈들'이었어도 그러려니 할만한 내용이다.

왕이 덮는 이불에 독극물이 묻어있을까봐 신하들이 이불에 일일이 입을 맞춰보고,

다른 사람이 미리 입어보지 않은 옷은 절대 입지 않았던 왕족도 있었다니.. 정말 끔찍하다.

2023년의 사람들 또한 온갖 유사과학을 진지하게 믿고있기 때문에 욕할 처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현대인으로서 비위가 상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현대에도 잘못된 신앙은 많다

 

특히 이 책의 초반부는 온갖 역겨운 사유에 따른 죽음을 설명하는데,

안타깝게도 이 불결하고 끔찍한 강의는 유명인들의 독살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이해하기 위한 교양기초 같은 것이다. 건너뛸 수 없음.

읽다보면 작가가 악취미가 있어서 이런 불결한 사례를 줄줄이 나열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짜잔, 이렇게 독살했습니다' 보단 '쨔잔, 사실은 전염병이었답니다!'의 비중이 훨씬 높다.

그럼에도 독살이 독살이 아니게 되고, 약물 오남용과 전염병으로 인한 죽음이 독살이 되는 과정에 정치라는 것이 얽혀 있고

원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는 재밌으므로(...) 이 책은 재밌다. 비문학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자극을 얻을 수 있음.

제가 불경스럽다고요? 진짜 독살 당했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무덤에서 시체를 꺼내는 과학자들보단 그래도 유교걸 아닐까요.

 

여담인데 웹소설 '검은머리 영국의사'의 그로테스크함에 매료되었다면 이 책은 반드시 도전해보길 권한다.

정말 같은 의미로 재밌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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