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판만화

[만화 리뷰] 2월부터 8월까지 본 만화책

이것보다 더 많이 읽은 게 분명한데, 도대체 뭘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리뷰 남아있는 것들만 업로드합니다.

책 소개문은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소개문을 일부 수정하여 가져왔습니다.

 

 

 

목록

1. 순백의 소리

2. 반짝반짝과 이글이글

3. 코이가쿠보 군에게 처음을 빼앗겼습니다

4.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신입사원과 무표정한 선배

5. 자전거집 타카하시 군

6. 마토메★그로기 헤븐

7. 극주부도

8. 절대 BL이 되는 세계 VS 절대 BL이 되고 싶지 않은 남자

9. 바다를 달리는 엔딩 크레딧

 

 

 

1. 순백의 소리 1~28권

 


홀로 츠가루샤미센을 등에 지고 아오모리에서 도쿄로 찾아온 사와무라 세츠.
스승이기도 했던 할아버지를 잃고 자신이 켜야 할 소리를 잃어버린 세츠였으나,

여러 사람을 만나며 자신의 소리를 찾는 여행이 시작된다.


 

일본에서는 완결이 났고, 한국에선 아직 번역본이 정발되는 중. 꾸준히 잘 나오고 있어서 완결까지 걱정없이 기다리면 된다.

장편만화를 쉼없이 내달린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의외로) 둥가둥가 키워져서 사회성 박살난 사와무라 세츠쿤의 방랑기로 요약 가능한 만화.

내가 만화에서 별별 인간 다 봤지만 여자 찬 다음에 '너를 내 음악의 양분삼겠다☆'하는 애는 또 첨 본다. (이어졌으면 그거대로 욕했겠지만.)

세츠 인기는 많은데 솔직히 실속은 없다ㅋㅋㅋ 그래도 세츠 귀엽습니다.

애미애비가 저 꼬라진 걸 감안하면 정말 잘 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애가 양심이 남아있기 때문에 실속없이 사는 거 같기도 하네요.

 

세츠 이야기를 좀 길게 했는데, 이 만화의 재미의 사할 오푼 정도는 세츠 캐릭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사할 오푼은 예술가들의 열등감 묘사와 극복에서 나오는 듯.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만화의 대표적인 클리셰죠.

세츠의 행보가 지 할아버지를 빼닮은 것만 빼면 이 만화에서 의외로 안정적인 맛이 나는 것도 그 때문.

나머지 일할은 왜곡된 취향이라는 한마디로 요약 가능한데 제가 그거랑 잘 맞아서... 빻아서 짜증났는데 재밌긴 했다...

 

안타깝게도 뒤로 갈 수록 좀 만화가 미묘해졌는데, 백인 아재가 나와서 츠가루 샤미센 쏘 뷰티풀! 이러는 게 솔직히 좀 짜증났음.

아이돌물도 해외 진출 파트는 수치스럽단 말임... BTS라는 미쳐버린 선례가 나와버려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따지기도 이젠 어렵고...

 

이야기 진행 속도는 생각보다 느리다.

난 31권짜리라길래 세츠 마흔 넘어서 장인 반열까지 오르는 것까지 그릴 줄 알았는데 완결에서 겨우 미자 딱지를 뗄 수 있을 것 같다.

 

 

2. 반짝반짝과 이글이글 1권

 


10년 만에 재회한 소꿉친구는, 장르가 달라져 있었다.

청순가련한 여고생 히메지 루루가 전학 간 곳은 학생 모두가 극화 풍인 고쿠몬 고등학교였다.
그곳에서 소꿉친구 고쿠라쿠지 젠과 재회하는데, 그 역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서….
선의 굵기도, 선의 숫자도 다른 두 사람의 답답한 사랑 이야기!


 

왼쪽이 강하고 오른쪽이 약할 것 같나요? 천만의 말씀! 오른쪽에서 연약한 듯 포즈를 취하고 있는 루루짱의 멘탈은 강철과도 같습니다.

좌측의 고쿠라쿠지가 오히려 세계신기록을 뒤어넘는 제자리멀리뛰기 기록을 가졌음에도 멘탈은 평범하고 착한 고딩 그 자체...

고쿠라쿠지가 루루가 보기와 달리 상냥한 기존쎄라는 걸 알고, 루루의 얼굴을 그리는 펜이 스푼펜에서 붓펜으로 바뀌어도

운명이거니하고 받아들이면 서로 편할텐데 말입니다. 그러면 만화가 성립이 되지 않겠죠?

 

만화 '내 이야기'가 가끔 떠오르는 구석이 있다. 두 주인공 사이의 그림체 차이도 그렇고, 반전을 노리는 에피소드의 구성도 그렇고.

'내 이야기'를 좋아하셨던 분들께서 한 번 시도해보셔도 괜찮은 만화라 생각된다.

 

여담인데 작가님께서 붓터치하시느라 많이 힘드셨을 거 같았다.

 

 

 

3. 코이가쿠보 군에게 처음을 빼앗겼습니다 1~2권

 

 

게임만 하다 20대 청춘을 다 보내고 연애 한 번 해본 적 없는 에이코는 게임친구의 결혼 소식에 큰 충격을 받는다.

그런 에이코에게 거래처의 연하 인싸남 코이가쿠보가 오래 전, 게임에서 준 도움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에이코에게 연애 레슨을 제안한다.

그리고 그 뒤는 뭐... 예상 가능한 내용 그대로 펼쳐지는 만화다.

1권 초반의 진행이 너무 좋아서 1권 뒷부분은 초반의 후광에 힘입어 읽었다. 그래서 2권도 구매했는데...음...

사내에서 적당히 붙어있으십시오!

 

1권 전개는 어디서 수십번 본 듯한 전개이지만 안정적으로 클리셰를 우리는 맛이 참 괜찮았다.

주인공의 박탈감이 숨겨짐 없이 낱낱이 보여지는데, 그 감정에 공감은 못해도

그 나잇대의 평범한 사람이 할 법한 생각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만화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근데 2권부터 이야기의 포커스가 두 사람의 연애에 맞춰지게 되면서

에이코가 가진 사무적인 OL의 모습과 인정받는 게이머로서의 모습은 점점 덜 노출되고 모쏠의 면모가 부각되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코이가쿠보 군은 사랑에 익숙하면서도 첫사랑에 서툴러야 하고, 수시로 업무공간에서 카베동을 시전해 섹시한 연하의 매력까지 어필해야 한다.

그 환장할 콜라보 덕분에... 3권까지는 못 읽겠다는 생각을 함.

 

하지만 그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강철 멘탈 코이가쿠보 군과

그런 코이가쿠보에게 에이코의 마음이 열리는 과정은 대중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이 되긴 한다.

 

 

 

4.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신입사원과 무표정한 선배 1~2권

 

 

남들이 보기에는 눈치가 빠르지만 실제로는 세상이 남들의 속마음을 떠먹여줘서 눈치따윈 키울 필요가 없는 신입사원, 그리고

무표정하고 험악한 인상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가슴이 따뜻한 선배의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썸을 다룬 작품.

강경 사내연애 반대파이지만 미리보기가 너무 매력적이라 홀린 듯이 2권까지 구매해봤는데,

회사 이야기의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 읽는 내내 고통을 받았다. 과실이 만화가 아닌 제게 있는 것 같긴 하네요.

 

트위터 썰만화 느낌이 나고, 실제로도 인터넷에 연재하던 만화가 단행본으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사내연애 잘 읽는 분들께선 만화가 달달하니 재밌게 읽지 않으실까 싶다.

 

작가님께서 회사에 다니면서 1권을 그렸다는 후기가 충격적이었다. 회사원이 퇴근해서 회사이야기를 만화로???????

 

 

 

5. 자전거집 타카하시 군 5권

 

 

드디어! 두 사람이! 대화를! 한다!

얘들이 4권까지 대화를 안 해서 답답했던 건 아니다. 얘들이 나눈 얘기가 연애 초기에 하기는 지나치게 내밀한 이야기이긴 했거든요.

하지만 서로 오해가 풀리니 기분은 좋네요.

관계자들이 현장에 한데 모여 일시적 막장드라마 상태가 됐지만... 운전기사로 선발된 사람은 진짜 거기 왜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4권에서 이야기가 좀 헤맨 감이 없잖아 있었다면, 5권에서는 원래 이 만화가 가진 강점이 다시 돌아와 기뻤다.

 

 

 

6. 마토메★그로기 헤븐 6권

 

 

대망의 완결.

루카가 5권에서 의미심장한 태도를 보이긴 했지만, 결국 6권에서 츠도이와 마토메 커플의 훌륭한 조력자가 되어 둘을 응원해준다.

이런 주변의 도움에 힘입어 츠도이와 마토메는 해피엔딩을 맞게 된다. 그 과정이 마토메의 러키변태 파워에 힘입어 좀 과했을 뿐...

분량에 여유를 가지며 엔딩을 봤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솔직히 5권의 과한 서비스신에 완전히 질려버린 탓에 빨리 엔딩이 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불쾌했지만...그럼에도 저는 츠도이 같은 캐릭터 좋아해서 맨날 이상한 거 보고 토할 운명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츠도이의 모에함을 쌓는 과정에 성희롱이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부정할 수가 없거든요...

 

 

 

7. 극주부도 9~10권

 

 

야쿠자의 집안일 원패턴 개그가 10권까지 잘 이어질 줄이야.

개그 소재가 소소한 집안일에서 생생정보통에서 아우르는 모든 소재까지 넓어져가고 있다.

근데 주인공은 범죄 검거에 기여하고, 마을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잃어버린 고양이도 찾아주는데... 아앙?만 시전한다고 야쿠자일까?

여기 나오는 야쿠자들은 이미 패션 야쿠자가 된 지 오래다.

 

9권은 의외로 현실에서 써먹어보기 좋은(정확히는 그냥 따라해보고 싶은) 팁이 많이 나온다.

 

 

 

8. 절대 BL이 되는 세계 VS 절대 BL이 되고 싶지 않은 남자 3권

 

 

이 책 신간 펼칠 때마다 무섭다. 진짜 BL이 나올까봐...

BL 못 보는 건 아닌데 장르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만화를 보는 건, 사랑 이야기는 동성의 사랑이든, 이성의 사랑이든, 결국 사랑이야기이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

아직 BL은 나오지 않았다.

 

 

 

9. 바다를 달리는 엔딩 크레딧 1~3권

 


잊고 있었던 진짜 꿈을 깨닫는 순간, 가슴속에 파도가 일렁인다!

남편과 사별한 우미코는 오랜만에 찾은 극장에서 만난 한 대학생과 이야기하며 깨닫는다.
“자기가 만든 영화를 봐 준다고 생각하면 전율이 일지 않아요?”
“지금부터라도 죽을 각오로 영화를 만들어야 해요.”
자신이 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을!
65세의 나이에 미대 영상과에 지원하며 우미코의 인생은 180도 바뀌는데…….
늦깎이 할머니 대학생X섬세한 미대생의 파란만장 영화 제작기 크랭크 인!


 

1권만 봤을 때는 사실 그냥 그랬는데, 3권까지 읽고서야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알았다. 3권까지 봐주세요.

 

스포주의

 

3권까지 가면 우미코와 카이가 서로의 뮤즈였구나, 알게 되거든요. 두 사람의 이름이 각각 바다를 연상시키는 것도 그래서 그런 건가 싶고요.

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카이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우미코의 옆자리는 비어있었고, 그걸 알았을 때 우연히 서로 만나 빈 자리를 메꿔나가는 걸 도와간다.

그 수단이 영화 창작이고.

창작자라면 좀 더 빨리 눈치챘을 수도 있지만, 창작자가 아닌 입장에서는 뮤즈란 개념이 와닿지를 않으니 3권에서야 눈치를 챌 수 밖에.

근데 낡은 오타쿠는 우미코의 성격이 좀 티피컬한 순정만화 주인공 캐릭터에 가깝고 카이가 좀 쿨하기 때문에 그런지,

자꾸만 서로가 연인 대용처럼 느껴지고 만다. 이건 이 사회의 잘못도 있다고 본다. 문화가 나를 그렇게 학습시킴.

 

그런데 현실이라면 우미코는 서울사이버대학에 진학하여 안온하고 행복하게 좋은 영화를 만들지 않았을까요? 카이는 퀴어퍼레이드에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