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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리뷰]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1기

도라도라도라: 제2차 세계 대전의 진주만 공습시 일본군이 사용한 적전 암호 (출처: 나무위키)

 

오타쿠가 아무리 조심하며 결벽적인 문화생활을 하더라도 뉴스에서 요즘 별 소용없음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재밌었다. 저놈의 도라도라도라만 아니었으면 입덕작으로 주구장창 추천하고 다녔을만한 작품.
페텔기우스 나오기 전까지는 솔직히 루프물이라서 좀 지루한 부분이 없잖아 있었는데, 나오는 부분부터 너무 재밌었음.
오랜만에 주인공이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나갈까 기대하고, 궁금해하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에밀리아도 렘도 베아트리체도 너무 이쁘고 귀여운데
얘들이 기분 더럽게 만드는 서비스신에 희생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뭐 미소녀 오체분시를 보면서 느끼는 쾌감같은 건 남아있지 않냐는 얘기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고어씬에 전부 맥락이 있고 이유가 있어서 괜찮았음.

다만 스바루 캐릭터가 견디기 어려웠다. 코바야시 유스케 선생님의 연기는 오히려 너무 좋아서 남의 성대를 걱정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근데 캐릭터가 좀.. . 사회성 부족한데 고집 센 인간을 창작물에서까지 또 봐야하는 이유가? 게다가 스바루만 하이퍼리얼리즘이고 주변인은 판타지임.

여캐들은 거의 성녀 수준이다.

특히 렘은 거의 여자 지인이나 여자친구가 해줄 수 있는 역할을 넘어서 스바루에게 사실상 어머니이자 가족으로서 역할하는 듯.
뭔가 스바루의 멘탈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인물인데, 우리 부모님들이 그렇듯이 결국엔 받아주고, 응원하고, 희생만 하는 캐릭터다.
스바루는 에밀리아한테라면 몰라도 렘한텐 똥차 그 자체인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스바루는 렘의 엄청난 대시에도 불구하고 에밀리아 일직선이다.
실제 저런 상황에서 보통 인간은 렘한테 넘어가는데..스바루 넌 정말 참사랑이다.

다만 스바루의 사랑 방식은... 보호의 감정이 기반이 되는데, 뭐 실제 연애도 (내 나이 또래 기준으로) 많이 저렇기는 했다.
남자 연상-여자 연하 구도가 흔해서 스바루만큼은 아니더라도 저런 감정은 많이 깔고 감. 근데 스바루는 좀 과함. 에밀리아를 너무 무능력자 취급함. 
...그래도 스바루 착해요. 베이스는 착한 친구이고, 힘든 경험을 통해 변화하는 친구다. 현실 인간이 생각나서 짜증났을 뿐...

스토리 구성도 좋았고 연출도 아름다웠던 애니메이션이다.
저 같으면 STAY ALIVE 좋아서 한 편에 두 번씩 넣었을 거 같은데 그걸 절제해가면서 터뜨리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