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웹툰·애니·게임·기타

[애니 리뷰] 극장판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 필] presage flower, lost butterfly, spring song

presage flower 포스터

 

 

이 포스팅에는 fate 프랜차이즈에 대한 설명이 따로 없으며,

헤븐즈필 극장판을 비롯한 fate/stay night 관련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른 포스팅에서도 지나가듯이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나는 집에 fate/zero 단행본도 모셔두고 있고, UBW 애니 보고 최애를 둘이나 잡은 이 시리즈 팬이다.

하지만 도저히 원작 게임을 할 자신이 없어서 헤븐즈필 루트는 그냥 스포만 보고 잊고 살려고 했음.

그 와중에 극장판이 나왔는데, 한 번에 몰아서 보려고 했지만... 3편 개봉이 코시국이랑 겹쳐서 여엉부영 미루다가 2022년까지 미루고 만 것이다.

웨이브 해지하려고 오랜만에 들어갔다가 따로 추가비용 없이 볼 수 있길래 날 잡고 쭉 달렸음.

 

영화는 fate루트 코믹스와 UBW 애니와 분위기가 판이하게 달라서 처음에는 좀 놀랐다.

내가 알기론 헤븐즈필 루트에서 UBW 루트와 내용이 겹치는 도입부가 그나마 밝은 편인데,

'이 영화 보러올 관객들은 비쥬얼노벨 원작부터 한 고인물이겠지?'란 마인드로 그나마 밝은 도입무를 죄다 다 잘라버린 듯.

그 덕분에 원작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이게 뭐야?' 싶을 영화가 되었지만, 헤븐즈필 루트 특유의 음산하고 섬뜩한 분위기는 더 잘 살아나게 되었다.

presage flower에서 원작에 직접 나오지 않던 사쿠라와 시로의 과거를 길게 그려낸 것 또한 애달프면서도 섬뜩한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일조했다.

솔직히 그거 처음에 볼 때는 20분 내내 탈주를 고민했지만, 시리즈를 끝까지 보고 돌이켜봤을 때 계속 기억에 남는 부분은 presage flower 초반부였음.

 

참고로 거침없는 잘라내기 기조는 spring song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스포를 먼저 본 것이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됐을 정도였다.

스포 안 봤으면 이미 가물가물한 fate/zero(2015년에 봄)와 UBW루트(애니 16~17년 정도에 봄) 내용을 기억해보려고 애쓰다가 결국은 혼란에 빠졌을 것.

 

2편, 3편은 전투씬이 아주 화려했고, 그래서 그런지 UBW 애니 느낌에 가까워졌다. 난 쓸쓸한 느낌이 좋아서 별로였는데 이건 단순 호불호 문제고요.

서번트들이 유포테이블 제작진의 노고에 힘입어 정말 멋있게 나온다. 근데 그게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간지를 뽐내고 죽는 느낌임...
특히 라이더가 완전 멋있었기 때문에 중간중간 빡침을 참으며 볼 수 있었다.

빡친 이유는 사실... 원작의 흔적이 너무 짙게 느껴져서 내가 지금까지 어떤 물건을 좋아했던 건가 체감이 돼서임.

남이 인터넷 공간에 요약해준 글을 읽는 것과 직접 작품을 보고 느끼는 건 차이가 크더라고요. 스포일러로 파악 불가능한 원작의 흔적이 진짜.. 좀 그랬음.

UBW는 원작의 흔적을 잘라내는게 가능한 루트였다면 헤븐즈필은 그게 불가능한 루트란 게 납득이 가긴 합니다.

하지만 2편부터 애써 무시해온 원작의 편린을 엿볼 수밖에 없어서... 기분이 좀 많이 좋지 않았다.


이제 이 프랜차이즈에서 완전히 손 뗄 수 있는 기분이네요.
이러나 저러나 이 영화는 원작 팬을 위한 팬서비스가 아니지 않았나.. 내용을 설명하는 불친절한 방식도 그렇고 결정적으로 2020년에 이 전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