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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애니·게임·기타

[애니 리뷰] 86 -에이티식스-

1쿨 2차공개 키비쥬얼

 

에로망가 선생풀메탈패닉의 연타펀치를 맞고 코시국 이후로는 재패니메이션을 안 봤다.

둘 다 잘 만든 작품이지만... 사유는 직접 쓰는 대신, 당시 피 토하면서 쓴 리뷰로 갈음하겠습니다.

그런 제가 에이티식스를 본 이유는 '도저히 애니메이션 영업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인터넷 친구의 친구들이 영업을 해서'가 첫번째였고,

두번째는 일본어 공부하기 싫은데 그냥 애니메이션 보면서 시간이나 대충 때우자는 생각을 했기 때문.... 참고로 별로 도움은 안 된다.

 

아래는 애니플러스에서 제공하는 줄거리 요약을 아주 조금 수정한 것.

 


기아데 제국에서 개발한 완전 자동화 무인 전투 병기 '레기온'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그 이웃 나라인 산마그놀리아 공화국이 개발한 무인 전투 병기 '저거노트'.
하지만, 무인이라는 건 이름뿐이었고 실제로는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 '에이티식스'가 탑승해 도구처럼 다뤄지고 있었다.

에이티식스들로 편성된 부대 '스피어헤드'의 대장인 소년 신은

그저 죽음을 기다리는 것과도 같은 절망적인 전장 속에서 어떤 목적을 위해 싸움을 계속하고 있었다.
거기에 공화국 엘리트 군인인 레나가 새로운 지휘관제관 '핸들러'로서 부임했다.
그녀는 에이티식스들의 희생으로 성립되는 공화국 체제를 혐오하고 있었으며,

'인간형 돼지'로 불리며 업신여김을 당하는 그들을 인간으로서 마주 보고자 하였다.

죽음과 이웃한 최전선에서 싸움을 계속하는 에이티식스 소년과 장래를 촉망받는 재능있는 엘리트 소녀.
결코 서로 마주할 일 없었을 터인 두 사람이, 격렬한 싸움 속에서 미래를 바라본다.


 

처음에는 사실 그냥 무난하게 괜찮은 애니라고 생각했다. 작품에 깔린 메세지는 수없이 이야기되어 왔던 것이고, 교과서적이며 오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물론 2022년에 제국주의 만세하는 것보다는 백배 천배 낫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작품을 계속 볼 동인을 제게 제공하진 않았거든요.

거기에 더해, 레나가 독자 입장에서 상황의 참혹함을 배워가고 신에이를 알아가는 캐릭터라 처음에는 좀 공감성 수치 때문에 고통스러웠거든요?

근데 신에이가 잘생겼고ㅋㅋㅋㅋㅋㅋㅋㅋ 전투신이 괜찮아서 참고 봤다.

 

잘생긴 주인공과 화려한 전투씬 연출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 소개되자마자 죽는 연출은 아무리 전쟁의 참혹함을 강조하기 위한 좋은 의도 때문이지만 보는 입장에서 좀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피폐물을 신나게 찾아다니고 그런 작품을 열심히 덕질하는 자학적 취미가 있어서 할 말은 없긴 하다....^^

아무튼 1쿨만 봤을 때는 나도 꽤 이성적인 덕후였다. 당시 SNS에 쓴 짧은 리뷰는 대충 이랬는데

 


1쿨이 그 자체로 거대한 빌드업인데 3D 로봇들만 출몰하는 전쟁씬 퀄리티도 예상보다 좋았고 가차없이 죽일 캐릭터는 죽이는 단호함도 인상적이었습니다

😇... 후반부 갈수록 연출이 더 좋아져서 재밌게 본 듯.
여기서 멘붕해!! 여기서 울어!!가 없다면 거짓이겠지만 빌드업이 기본적으로 길어서
터질 때의 카타르시스를 낡은 오타쿠임에도 무시할 수가 없음.



근데 22화를 보고 나는 

 

22화를 본 이후의 나의 상태

 

이렇게 되고 만 것임... 저 상태로 출근했다가 그날 평소에 치지도 않는 종류의 사고를 신나게 쳤다ㅋㅋㅋ 팀장님 죄솸다...

 

 

이하 스포주의

 

 

22화에서 레나와 신의 만남은 2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그들이 함께, 또 따로 지내온 시간이 만남이라는 구체적인 형태의 보상으로 제공되는 장면이다.

그들의 만남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관계에 대한 보상이 아닌,

고통스러운 삶의 형태를 관철하던 신과 레나에게 그들이 힘들게 걸어온 시절이 의미있었음을 알려주는 장면이기 때문이었다.

레나가 고집스레 차별에 저항했기 때문에 신은 삶을 이어나갈 수 있었고,

레나의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인 신의 따스한 마음은 레나가 강인함을 배우고 그의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그들을 항상 궁지에 몰아넣고 힘들게 만들었던 삶의 태도가 누군가에겐 한줄기 빛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선의 의의를 발견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22화는 레터박스를 활용한 연출을 비롯하여 연출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은데, 움짤 찾기 귀찮으니 생략.

 

물론 오타쿠는 이런 감동적인 장면을 보고 '신레나 안하면 사람이 아님' 드립이나 치게 된 것이고, 

나는 신과 레나가 결혼이라는 제도에 서로를 의탁하는 걸 봐야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다...

 

신과 레나의 관계성은 재탕을 할 때 더 자세히 보였다. 처음 볼 때는 사람이 너무 많이 죽어서 신의 감정선에 눈길이 잘 가질 않음.

단순히 '언더테이커 당신은 보살이군요..' 싶었는데 재탕하니까 처음엔 나름 짜증도 내고 심리변화도 보이는데.. 어쨌든 언더테이커는 보살이긴 함ㅋㅋㅋ

하지만 레나는 신 없어도 잘 살 거지만 신은 레나 없으면 안 됩니다. 레나는 신이 성장버프 넣어준 느낌이라면 신은 레나가 산소호흡기 달아준 느낌.

레나가 딱히 햇살캐는 아닌데 상대적 햇살캐라고 느낀 이유 중 하나가 저거다. 신이 너무 멘탈이 나가 있어서기도 하지만...

 

결국 신레나 관련 이야기 찾으러 인터넷의 바다로 다이브했는데 옛날에 키리아스 팠다는 사람들 얘기 여러번 봐서 지금 걍 어이가 없음... (그거 좀 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