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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로맨스)

[로판 e북 리뷰] 수레멸망악심꽃

재작년에 올린 리뷰인데 블로그 정리하면서 재업함.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꽃으로 피어나고팠던 이서는 이름부터 무시무시한 '수레멸망악심꽃'으로 개화한다.

이서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유보랑의 꽃이 되어 백년장자에게 가는데...


 

로맨스 소설에서 뿌리깊은 서사 중 하나는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게 반해서 여자주인공을 납치, 감금하고 성폭행한 후

모종의 계기로 회개하고 둘 다 사랑에 빠져 하하호호하는 엔딩을 맞는 것이다.

난 이게 싫어서 차라리 인터넷 소설을 봤지, 로맨스 소설은 몇 개 보지도 않았었음.

어릴 때나 지금이나 개인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클리셰인데, 2020년이 되어도 계속 쓰이는 걸 보니 아마 나 죽을 때까지 이런 거 나올 듯.

 

한국신화를 모티브로 한 세계관이 마음에 들어서 봤는데, 판타지 세계관에서도 감금과 학대가 나올 줄 몰랐음.

내 로맨스 판타지 가방끈이 너무 짧았다. 리뷰를 제대로 보고 샀어야 했는데...

개인적으로 초반부 백우 캐릭터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좋았는데, 납치, 감금 때문에 입덕 한시간만에 탈덕함 ㅎㅎ....;;;

 

그래도 이 소설은 최소한 납치, 감금이 매우 잘못된 행위라는 걸 인지하고 피해자가 어떤 상처를 받게 되는지 꼼꼼하게 서술한다는 점에서 납득이 갔다.

개인적으로는 세계관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세계관 설명 보는 재미로 끝까지 봤다.

서천꽃밭, 곤륜산 등 옛날 이야기에서 종종 봤던 배경이 작가님의 재해석이 가미되어 멋지게 그려졌다. 작가님이 공들여 쓰신 게 느껴짐.

 

가끔 현대문물 한자로 차음해서 패러디 한 게 취향이 아니긴 했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