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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로맨스)

[로판 e북 리뷰] 친애하는 벽난로 너머 당신에게

 


유능한 파일럿 헬렌 앳웰. 그녀가 하는 일은 적군 기지 위에 포탄을 떨어뜨리고, 적기를 격추시키는 것.

증오스러운 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그녀를 핍박해 온 제국 사람들을 지키는 일이었다.

스스로를 죽음 속으로 몰아넣던 나날이 벌써 몇 달째. 기적처럼 벽난로 너머 마법사의 편지를 받게 된다.

「당신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필체 연습도 많이 했어요. 차마 못생긴 글씨로 당신에게 편지를 쓸 순 없었거든요.」
「부디 이번에 보내는 마법은 당신 마음에 들기를 바라요.」

다정하고 비밀스러운 마법사 에녹에게 점점 호감을 느끼는 한편,
차갑고 무뚝뚝한 지휘관 앨릭 모튼 소령의 편대 소속이 된 헬렌은 그의 태생과 태도 덕에 끊임없이 부딪치게 되는데…….

한겨울의 전쟁터에 날아온 편지 한 장이 인생을 바꿔놓게 될 줄은, 헬렌 자신도 몰랐던 터였다.


 

늘 그렇듯이 책 소개문은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소개문을 복사해왔습니다. 소개문이 길어서 임의로 문장 몇 개 좀 지웠습니다.

 

서간체 소설입니다. 한 군인이 벽난로 너머의 마법사와 주고받은 편지가 이야기의 반절을 차지합니다.

처음에는 왜 굳이 서간체를 썼나 의아하기도 했고, 화끈한 군인 주인공과 약간 눈새처럼 느껴지는 마법사가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에녹이 자신의 머무는 세계를 묘사해주는 부분이 정말 근사해서

이 작품이 괜히 서간체로 쓰여진 것이 아니구나 깨달았고, 그때부터 흠뻑 빠져서 책을 읽었어요.

 


밤이 되면 비로소 수많은 빛이 깨어납니다.

햇빛이 모든 것을 홀로 독식하는 때의 세상은 얼마나 지루하고 덧없는지 몰라요.

컴컴한 어둠이 내리고서야, 우리의 곁에 존재하는 다양한 빛이 제 모습을 드러내요.

거리를 밝히는 가로등 불빛, 검푸른 하늘에 보석처럼 점점이 박힌 수많은 별들.

그리고...... 가장 찬란한 빛이자 모든 기적의 어머니이신 달 여왕께서 우리를 내려다보십니다.


 

그리고 이 동화같은 밤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 정말 좋았던 작품입니다.

 

그래서 로맨스 중심의 서사가 맞음에도, 로맨스 장르 독자가 아닌 분들께 무난하게 추천할만 책입니다. 동화같은 판타지 좋아하시면 강추하고요.

남녀 주인공 간에 오가는 연애감정에 중점을 두고 독서하시는 분들께는 오히려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랑이 이야기를 움직이는 동력이 맞는데다, 서로가 서로에게 큰 의미가 되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웃기게도 남녀 주인공이 서로에게 연애감정이 없고 전우애나 부채감각만 가지고 있어도 대충 말이 되는 소설이거든요.

 

모 작품과 키워드가 매우 겹치긴 합니다. 표절은 절대 아니고 영향을 좀 받았거나, 인기 키워드를 고려해서 쓰다보니 이리 된 것 같습니다.

(출간일이 1년 정도 차이나서 혹시나 해서 하는 얘기입니다. 소재가 겹치는 것이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어요. 조아라 연재일자는 확인이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