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어느 가을 밤, 누명을 쓰고 죽은 기사가 눈을 뜬다.
“히더린 비체 경. 왕을 죽여 줘요.”
되살아난 기사, 히더린 비체에게 주어진 것은 12주간의 짧은 삶. 그리고 왕 살해라는 목표…와 육아.
제한 시간 안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방황하던 히더린은 살아생전 그녀를 증오하던 성기사와 재회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 한때 고결했던 성기사는 인생 밑바닥을 전전하는 주정뱅이로 전락해 있었다.
서점에 있는 소개문 반만 가져왔어요.
부스터샷 맞은 직후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안 좋아서 조금만 읽다가 자려고 했는데... 도저히 독서를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4권 내용이 상당히 충격적이라 감당이 안 돼서 중간에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좀 늦게 자긴 했지만요.
사람 목이 잘려서 머리가 굴러다니는 상황에서 서로 농담을 던지는, 기상천외한 분위기 속에서도 충실하게 사랑을 하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재밌어서 주위에 추천은 하고픈데, 추천사에 자꾸 경고성 멘트가 붙는 소설입니다. 취향 진짜 많이 탈 거 같고, 못 볼 분들도 꽤 있을 거 같은 책이에요.
살아있는 시체, 약간의 고어한 묘사, 그리고 그 사이에서 주인공 히더린이 던지는 농담에 적응할 수 있을지 잘 생각해보시고 읽으십시오...
4권에서 가장 그 분위기가 돋보이며, 후반부로 갈 수록 내용이 어디로 굴러갈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책을 처음부터 이렇게 마음에 들어했던 것은 아닙니다.
시작이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아서 '미리보기는 하고 대여했어야 하나,'하고 후회했지만 ... 안심하세요!
살아있는 시체 주인공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신선합니다.
이하 약스포주의
근데 전 클리셰도 잘 봐서, 클리셰를 뒤튼 부분보다는 익히 쓰이는 '맹목성'과 '결벽'이란 소재를 풀어내는 방식이 더 좋았습니다.
두 주인공의 내재된 불안감과 열등감을 표출하는 방식이 맹목과 결벽이며, 그 트리거가 서로였다는 점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아무리 뒤틀려 있어도 본바탕에 선함이 남아있기에 저주라는 이름의 축복을 맞이하게 됩니다.
같은 사건에 대한 서술이 몇 회씩 반복되는데도 이런 측면이 계속 드러나서 지겹지 않게 느껴지더군요.
다만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주는 소설은 아닙니다. 복수극 자체만 두고 보면 허술하다고도 할 수 있어요.
근데 제 취향인 망한사랑 대잔치가 너무 좋아서 아무래도 괜찮았던....
제목이 왜 저런지는 책을 읽다보면 나옵니다.
녹슨 칼과 관련된 비유가 좀 많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솔직히 제가 작가님이라도 저런 생각을 했다면 스스로 감탄하면서 한 페이지에 한 번씩 썼을 듯. 작가님은 잘 절제하신 편입니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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