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어 노화가 시작된 이래로 서울랜드에 간 적은 없었는데 어쩌다 가게 되었냐면....
피크민 때문이다.
원래는 서울대공원에 가기로 했었다.
친구가 놀이공원 모종과 미술관 모종, 동물원 모종을 한큐에 얻고 싶다고 했기 때문.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종은 꽤 얻었음.
수확:

대가로 치른 걸음 수:

하.. 엉덩이도 움직임의 기억을 되찾고 고된 유산소로 피부도 뽀샤시해지고 최고네요. 하.
사실 대공원에 가자고 약속을 잡았을 때까지만 해도 놀이공원에 갈 생각은 없었다.
왜냐면 서울랜드 어트랙션이 20년 가까이 큰 변화가 없다는 걸 익히 알고 있었고,
그걸 차치하고서라도 나는 개쫄보기 때문이다...

요즘 피크민을 같이 하고 있는 친구는 오래된 친구지만
동창은 아니고 친구의 친구로 알게 된 사이라
은근히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조금 있다.
못 먹는 음식이 있다든지... 내가 놀이기구 조빱이라든지....
어쨌든 자유이용권 요금을 내주신다고 하니 ㅇㅋ하고 들어감.
요즘 네이버페이로 하면 50% 할인된다더라. 네이버를 통으로 불매 중이라 몰랐음....^^;,;
한겨울에 가서 그런가, 운휴상태인 놀이기구가 많았다.
급류타기는 겨울이니까 문이 닫혀있을 걸 예상했지만, 날씨가 많이 추워서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의 반 가까이 닫혀있을 줄은 몰랐음.

엑스플라이어(360도 바이킹), 샷드롭(드롭타워), 은하열차 888(롤러코스터), (그리고 익스트림하진 않지만, 옛날엔 사슴썰매라 불렸던) 또봇트레인... 고카트는 생긴 줄도 몰랐는데 굉장히 타보고 싶었던 기종이라 닫힌 걸 봤을 때 너무 슬펐다.
초입에 해적소굴이 보여서 그것부터 탐. 살면서 탄 서울랜드 놀이기구 중에 제일 재미없었다.
레일 따라 열차를 타고 가며 레이저가 나오는 장난감 총으로 과녁을 맞추는 기구. 타격감은 오락실보다 나쁘다...
각종 FPS를 섭렵하며 총쏘기를 단련한 친구의 점수가 내 점수의 두배 가까이 나왔다.
그리고 친구가 바로 옆에 있는 바이킹을 타겠다고 했는데, 쫄보는 차마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걔 혼자 보내고 친구를 기다리며 우리 피크민들에게 정수를 먹였다...

그 다음에 탄 것은 캐니멀 서커스. 우리 늙은이들에게는 아기다람쥐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것이다.
환상의 나라에서 가장 하드코어한 놀이기구 중 하나인데, 360도 회전한다는 사실을 까먹고 탔다가 죽는 줄 알고 타는 내내 울부짖었다....
동행인의 비웃음은 덤.
그리고 젊을 때(...)는 그걸 타도 무섭기만 하고 말았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뱅뱅 도는 놀이기구는 타고 멀미가 나더라.
하... 세월... 거기에 안전바까지 배를 눌러서 너무 힘들었음.
그 다음에 탄 것은 달나라 열차.
의외로 난생처음 타봤다. 기종은 (유사) 마우스 코스터.
어렸을 때 롤러코스터 타이쿤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게 꽤 격렬도가 높게 나왔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하 왜 격렬도 높게 나오는지 몸으로 체감하고 나옴.
게임과 다르게 현실 롤코에는 뱅킹이 들어가 있어 수평G 이런 건 크게 체감이 안 되고요,
브레이크가 진짜 ... 진짜... 엄청난 급브레이크라 그것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
급강하 때문에 나름 무서웠는데 내 앞에 앉은 꼬맹이는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아 극렬한 현타를 맛봄.
그래도 마우스코스터를 직접 체험해봐서 만족스러웠다.
너무 추워서 그 다음엔 앨리스 원더하우스(옛날 착각의 집)을 방문함.
옛날에도 별로였지만 이제는 멀미까지 나서 더 별로였다...
그러고는 너무 춥고 배고파 맞은 편의 카레 레스토랑에 갔다.
그곳 언저리에서 모종서치를 돌리니 카레 모종이랑 놀이공원 모종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일타이피 개꿀. 카레와 우동은 정말 별로였는데 홍대와 강남보다는 저렴했고,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으며 일단 가게 내부가 따뜻했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잘 먹었다.
인근에 별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추천함(...)
나는 죽어가는데 동행인은 신나가지고 나를 버리고 놀이기구를 몇개 더 타더니

옆에서 비명지르는 사람이 없어 재미가 없다며 나를 데리고 회전목마를 탔다...
근데 걔한테 말은 안했는데 나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빙글빙글 도는 회전목마를 타도 어지럽다...
그 다음에 탄 것은 범퍼카(카트라이더 범퍼).
2종 보통 면허를 취득한 이래 가장 보람찬 순간이 범퍼카를 몰 때가 아니었나 싶다.
회피기동으로 어린이 친구들이 모는 차는 죄다 피해버리다가 오직 동행인에게만 들이받을 때,
합법적 교통사고를 저지르는 순간의 짜릿함은...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그리고 몇가지 더 타고 했는데 중요한 건 아니니 생략.
나는 코끼리열차 별 감흥 없는데 친구가 그거 되게 타고 싶어해서 돌아갈 때 그 짧은 거리를 코끼리 열차를 타고 갔다.
이럴 거면 갈 때 태울 걸.
기운찬 어린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을 다니는 부모의 심정을 간접체험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친구는 어르신을 모시고 놀이공원을 다니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제 피크민 얘기 좀 해보겠음.
1) 엽서?
엽서는 나는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나은 듯.

그리고 내가 알기론 삼천리 동산 쪽과 북문 쪽 빅플이 아니면
놀이공원에 굳이 들어가지 않고도 입구에서 충분히 엽서를 딸 수 있음.
놀이공원 내부의 버섯 엽서는 엽서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현대미술관의 다다익선 버섯이 너무 멋있어서 퇴색되는 감이 없잖아 있다.
2) 모종?

모종 목적으로는 한번쯤 이용권 끊고 가볼만함. 서울대공원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오르막이 없다시피한 곳이 서울랜드임.
안에 피자가게니, 카레가게니 나름 레어 식당도 잘 잡혀서 굳이었음.
카레 모종까지 1타 2피하여 매우 만족함.
다만 미술관, 동물원 모종까지 한큐에 얻기는 현실적으로 힘듦.
(미술관과 동물원은 같이 도전할만함. 미술관 앞마당 어딘가에 같이 잡히는 스팟이 있음)
굳이 방법을 찾자면 코끼리 열차 타고 미술관 앞에서 내려서 모종서치 돌리고
모든 미련을 떨친 채 걸어서 서울랜드에 가는 방법이 있겠다...
참고로 입구까지 가지 않으면 모종 서치 안되니까
굳이 전철역에서 서울랜드 입구까지 걸어가면서 모종 자만추를 하겠다는 야망을 불태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계방향으로 걸어가면 거리가 멀진 않아서 2천원 아낄 목적으로는 괜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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